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불거진 대학과 학생들 간 등록금 갈등이 2학기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22일 대학가에 따르면 서울 소재 대학들이 잇따라 2학기 수업을 온라인 중심으로 진행하기로 하면서 소송전까지 치달은 대학과 학생들의 '등록금 반환 갈등'이 증폭될 전망이다.
서울대는 전날 대면수업과 비대면 수업을 혼합한다는 내용의 수업운영 방식을 공지했다. 다만 학교 측은 등록금과 관련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서울대 관계자는 "아직 변동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현재로썬 2학기 등록금 조정은 없다는 취지다.
중앙대 역시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에 따라 대면·비대면 수업 병행 여부를 탄력적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그러나 2학기 등록금 일부 감면 여부에 대해서는 논의 중이다. 중앙대 관계자는 "1학기 등록금을 그대로 갈지 이번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등록금 감면이 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연세대는 대면·비대면·혼합수업 등 세 가지 방식을 나눠 운영하되 수강생이 50명을 초과하는 강의는 전체 비대면 수업으로 진행한다. 한양대, 경희대 등은 수강인원 20명을 기준으로 20명 이하인 강의는 대면 수업을 허용, 나머지는 원격수업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들 대학 역시 2학기 등록금과 관련해서는 "논의 중"이라고 말을 아꼈다.
서울대와 연세대 학생들은 이 대학 등록금심의위원회를 통해 2학기 등록금 감액을 추가 안건으로 올려 학교 측과 논의할 방침이다. 연세대 관계자는 "총학생회에서 2학기 등록금을 감액해달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2학기에도 1학기처럼 원격강의가 진행되면 현재 대학가에서 벌어지고 있는 '수업의 질 저하' 논란이 되풀이될 가능성이 크다. 앞서 42개 대학 3500명의 학생은 이달 초 학습권 침해를 이유로 등록금 반환 소송을 냈다.
게다가 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3차 추가경정예산에서 대학 등록금 반환을 위한 간접 지원 예산이 교육위원회가 요구한 금액의 3분의 1 수준인 1000억 원만 편성돼 학생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이렇게 되면 학생 1인당 받게 되는 등록금 반환 금액은 5만 원 수준에 그치게 된다.
각 대학은 2학기 수강 신청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8월 이전까지 강의 방식과 등록금 액수를 정해 학생들의 혼란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서울의 한 사립대 관계자는 "학생들이 원하는 금액은 등록금의 절반 수준으로 현재 거론되고 있는 반환 금액과 차이가 크다"며 "대학들 입장에선 2학기에도 등록금 반환 이슈가 되풀이될 것을 우려해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