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새벽 한국은행(BOK)과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사이에 원화와 달러를 맞교환하는 통화스왑 협정이 체결됐다는 소식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은행주의 바닥 신호로 작용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 은행주 하락세와 관련해 복합적인 이유가 작용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본질적으로 마켓 리스크 프리미엄 상승에 따른 것이므로 이번 소식이 은행주에 호재임에는 분명하나 단기적으로 위험 요인을 완화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크레딧 코스트가 증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은행주 주가 상승 모멘텀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증권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리먼브라더스 부도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시장의 신용경색으로 시중 은행들은 외화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건설 부동산 관련 대출의 부실과 이로 인한 원화유동성 위축으로 인해 은행들의 신용 비용의 상승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한 글로벌 경기 둔화로 인해 은행들의 성장성 및 자산건전성이 악화될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홍진표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일단 해외 금융기관의 공적자금이 투입됨에 따라 금융기관간의 자금 경색이 다소 완화될 것으로 예상돼 단기적으로 오는 11월 중 은행주는 코스피대비 '아웃퍼폼'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홍 연구원은 "다만 이는 확대 재정 정책이라는 점을 유념해야 하며 기존에 은행주가 안고 있는 리스크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는 이상 오는 2009년 상반기까지 은행주의 주가 상승 모멘텀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승주 교보증권 연구원도 "이날 통화스왑 거래 체결로 시중 은행들의 외화 유동성 우려가 크게 감소한 것은 사실이나 그동안 은행권이 안고 있었던 외화 및 원화 유동성 문제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문제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했다.
성병수 푸르덴셜투자증권 연구원은 C&그룹 워크아웃설과 관련해 "C&그룹이 현재 워크아웃을 신청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처리 방향에 대하여 예측하기는 어려우나 자구계획이 계속 순조롭지 않을 경우 워크아웃을 신청할 가능성 또한 열어둬야 한다"고 말했다.
성 연구원은 "물론 시중 은행들이 대부분 담보를 확보하고 있어 최종 손실규모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나 여신의 20% 이상의 비용 인식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실물 경기침체 여파에 따른 기업들의 자금사정이 어려운 상황이므로 은행주에 대한 보수적 시각을 견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통화스왑 체결 소식에 은행주가 반등하고 있지만 외국인들은 여전히 은행주를 내다 팔고 있다는 점 또한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실제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로 거래를 많이 하는 외국계회원사 창구를 통해 매매동향을 살펴보면 매도 상위종목에 하이닉스를 제외하고는 대구은행, 부산은행, 하나금융지주, 신한지주, 외환은행, 우리금융 등의 순으로 대거 포진, 외국인들이 이날 은행주 위주로 대량 순매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임승주 연구원은 "이번 통화스왑 계약으로 국내 은행권의 외화 유동성 우려가 크게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지표상으로 확인되는 은행주의 자산 건전성 우려가 여전한 상황이라 외국인들이 은행주를 집중적으로 내다팔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효진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은행주에 접근시 우리금융지주와 기업은행에 대하여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며 "그 이유로 경제 위기 상황이 지속된다고 가정할 경우 정부가 대주주인 두 은행은 자본 확충에서 경쟁은행대비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