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일자리 재개에도 5월 고령층(55~79세) 고용률이 전년 동월보다 0.6%포인트(P)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실업률은 통계가 집계된 2005년 이래 최고치로 치솟았다.
통계청은 28일 발표한 ‘고령층 부가조사(5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결과에서 5월 고령층 고용률이 55.3%로 전년 동월보다 0.6%P 내렸다고 밝혔다. 고령층 인구는 42만8000명 늘었지만, 취업자가 15만6000명 느는 데 그쳐서다. 나머지는 자연스럽게 실업자와 비경제활동인구가 됐다. 특히 실업자는 31만4000명으로 7만9000명 치솟았다. 15세 이상 전체 실업자 증가분(13만3000명)의 절반을 넘는 규모다. 실업률은 3.8%로 0.9%P 오르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산업별로 사업·개인·공공서비스업 취업자는 노인 일자리 재개로 11만1000명 늘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건설업과 도소매·숙박음식점업에선 각각 3만3000명, 1만9000명 감소했다. 직업별로는 기능·기계조작 종사자가 1만 명 감소했다.
고령층 경제활동 상태는 연령대별로 상이하게 나타났다. 비교적 젊은 고령층인 55~64세는 인구가 13만8000명 늘었지만, 취업자는 1만9000명 느는 데 그쳤다. 이 연령대에선 경제활동 자체가 위축됐다. 경제활동참가율은 69.7%로 전년 동월보다 0.4%P, 고용률은 66.9%로 1.0%P 하락했다. 65~79세는 인구가 29만1000명 늘고 취업자는 13만7000명 증가했다. 경제활동참가율과 고용률도 각각 0.8%P, 0.3%P 올랐다.
65세 이상의 취업자 증가는 노인 일자리 재개의 영향이 크다. 올해 노인일자리 공급량은 지난해보다 10만 개 늘었는데, 공익활동형 등 대부분 일자리가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한다.
반면 ‘젊은 고령층’은 코로나19 확산의 직격탄을 맞았다. 정동욱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59세 이하에서 취업자 감소와 고용률 하락이 두드러졌는데, 가장 큰 원인은 코로나19 확산으로 대면서비스를 중심으로 일자리가 감소한 것”이라며 “산업별로 보면 건설업과 협회·단체·수리 및 개인서비스업에서 임시·일용직을 중심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여기에 일자리에 대한 젊은 고령층의 높아진 눈높이도 고용지표 악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55~64세 경제활동참가율이 지난해 수준(70.1%)에서 유지됐다면, 올해 5월 55~64세 경제활동인구는 전년 동월보다 9만7000명 늘었어야 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6만5000명 느는 데 그쳤다. 기존 경제활동인구를 포함해 3만 명 이상이 취업이나 구직활동을 포기한 것이다.
최근 1년간 구직경험이 없는 고령층 중 10.2%는 그 이유로 ‘적당한 일자리가 없을 것 같아서’를 꼽았다. 전년과 비교해 비구직 사유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4%P 올랐다. 이런 경향은 55~64세에서 두드러진다. 연령계층별 희망 일자리 형태를 보면, 전일제 희망률이 75~79세는 19.4%에 불과했으나, 55~59세는 68.0%에 달했다. 전년 동월보단 전일제 희망률이 전반적으로 낮아졌으나, 69세 이하는 전 연령대에서 절반 이상이 전일제를 희망했다. 전체 고령층의 희망 임금수준도 200만 원 이상 비율이 39.3%로 전년 동월보다 1.9%P 올랐다.
제조업 부진, 서비스업 비대면화로 고령층에 공급되는 ‘질 좋은 일자리’는 추세적으로 감소하고 있지만, 55~64세 구직자의 눈높이가 높은 수준에서 고정된 상황이다. 이로 인한 미스매치가 이어지는 상황에 코로나19 확산으로 공급 충격이 더 커진 것이다.
그나마 고령층의 노후소득 여건은 전반적으로 개선됐다. 연금 수령률은 45.9%에서 47.1%로 1.2%P 올랐으며, 월평균 수령액도 63만 원으로 2만 원 늘었다. 성별로는 남성의 월평균 수령액이 82만 원으로 여성(42만 원)의 2배에 육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