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9월 인도분 구리 가격은 전날 대비 0.048달러(1.6%) 오른 파운드당 3.02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18년 6월 이후 약 2년 만의 최고치다.
올해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3월 바닥을 찍었던 구리 가격은 이후 경제 활동 재개 움직임과 함께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구리 가격은 올해 들어 8%, 최근 석 달 동안 25% 상승했다.
중국 경제가 코로나19 여파에서 벗어나 가장 빠른 회복을 보이고 있는 점이 구리 가격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은 전 세계 구리 소비량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중국은 올 1분기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 6.8%로, 사상 최악을 기록했지만, 이후 산업생산 주도의 회복을 이어가고 있다.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3.2%로, ‘V자형’반등 곡선을 그리며 주요국 가운데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다.
‘닥터 코퍼’로 불리는 구리는 스마트폰부터 주택까지 산업 전 분야에서 쓰이는 원자재라는 점에서 경제 동향을 보여주는 원자재다.
원자재 중개업체 ED&F의 에드워드 메이어 컨설턴트는 “글로벌 생산 회복을 고려하면 금속 수요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또 구리 수요 증가뿐만 아니라 공급망 붕괴 우려도 구리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중국 당국에 따르면 7월 중국의 구리 생산은 전월 대비 5.3% 감소한 81만4000t으로 나타났다. 다국적 광산업체 리오틴토도 올해 구리 생산 전망치를 16만5000~20만5000t에서 13만5000~17만5000t으로 낮췄다. 세계 최대 구리 생산국 중 하나인 칠레의 주요 광산들은 코로나19로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낮은 구리 가격으로 최근 신규 투자가 부족했던 점을 고려해 구리 가격이 추가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최근 랠리가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수요가 강하게 회복할 것이라고 장담하기 힘들다는 이유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