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화웨이 규제 확대 조치가 우리나라의 반도체 수출에 단기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우리 반도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의 반도체 국산화 속도가 예상되면서, 우리나라는 중국과의 기술격차 유지가 더욱 중요해졌다.
21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발간한 ‘트럼프 행정부의 대(對) 화웨이 반도체 수출규제 확대와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화웨이에 반도체를 공급하고 있는 한국기업의 경우 이번 영향을 직접 받을 전망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7일 수출관리규정(EAR: Export Administration Regulations) 재개정을 통해 화웨이 반도체 규제를 한층 강화했다. 미국의 이번 조치는 5월 발표한 규제 강화조치를 보완하는 성격을 갖고 있으며, 이번 조치의 목적은 화웨이가 사실상 모든 종류의 반도체를 공급받지 못하게 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보고서는 “화웨이가 이번 미국의 제재 강화로 치명적인 타격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되며, 단기적으로 화웨이를 상대로 한 우리 기업의 반도체 관련 수출에 타격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이어 “그러나 미국의 조치가 화웨이만을 표적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의 첨단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며, 장기적으로는 이번 조치가 우리 반도체 산업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오히려 중국은 이번 경험을 통해 첨단 반도체 국산화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되며, 한국의 반도체 산업이 비교우위를 유지하기 위해서 중국과의 기술격차를 유지하는 것이 한층 더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반도체 산업에 2020년 상반기에만 1440억 위안을 투자했는데, 이는 2019년 연간 총 투자액(640억 위안)의 2.2배 수준이다.
이어 중국은 이달 초 국무원이 ‘신시대 집적회로 산업 및 소프트웨어 산업 고품질 발전 추진정책’을 내놨다. △법인세 면제 △반도체 R&D 및 생산에 필요한 장비·재료·소프트웨어(SW)에 대한 수입 관세 면제 △지방정부가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한 각종 투자·융자 활동을 하는 데 대한 위험을 중앙정부가 보증하는 등의 정책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