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일본 NHK방송에 따르면 자민당 지도부는 아베 신조 총리의 후임을 뽑는 당 총재 선거를 다음 달 13~15일 양원(참의원·중의원) 총회를 열어 치르는 방향으로 조정하고 있다. 이는 같은 달 1일 총무회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각 계파의 ‘포스트 아베’를 향한 움직임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총재 선거 입후보에 의욕을 보이는 기시다 후미오 정조 회장은 전날 자민당 내 파벌 서열 1위인 호소다·아소파의 수장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과 2위인 호소다파의 수장 호소다 히로유키 전 간사장을 잇따라 만났다. 이 자리에서 그는 총재 선거에 대한 의욕을 직접 전달하고 협력을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도 파벌의 간부들을 만나 총재선거에 호소하는 정책 등에 대한 최종 검토를 진행하기로 했다. 기시다 회장은 입후보 의욕이 굳어지면 조만간 정식으로 이를 발표할 생각이다.
이시바파의 수장의 수장인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도 마찬가지로 입후보에 의욕을 보이는 인물이다. 그는 전날 일본 오츠시에서 강연을 마치고 돌아와 파벌 간부들과 대응책을 협의했다. 이후 이시바 전 간사장은 기자들에게 “모두 내 판단에 맡기겠다는 것이었다. 입후보의 마음은 변치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당내 소장파 의원들과도 회담을 열어 의견을 청취하기로 했으며, 본격적으로 입후보를 향한 준비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도 입후보 의사를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스가 장관은 최근 니카이 도시히로 자민당 간사장에게 당 총재 선거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스가 장관은 파벌에 속하지는 않지만, 정권 초기부터 8년 가까이 관방장관으로 활동하면서 측근 그룹을 형성했다. 당내 소장·중견 의원 약 30명 정도의 ‘스가 그룹’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민당 내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니카이파의 한 간부도 파벌로서 그를 지원할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아베 총리의 출신 파벌로 당내 최대인 호소다·아소파 간부들은 전날 밤 회의를 열고, 파벌로서 결속된 대응을 취하기로 합의했다. 전날 회의에서는 계파에서 독자적인 후보자를 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고 전해졌다. 이들은 이날 열리는 총회에서 소속 의원들의 의견을 듣기로 했다.
한편 당내에서는 당원까지 포함해 새로운 총재를 뽑아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자민당 규칙에는 당 총재가 임기 도중 사임할 경우 참의원과 중의원, 당원이 참여하는 투표로 새로 총재를 선출하도록 돼 있다. 다만 긴급한 상황이면 선거 개최 없이 양원 총회로 후임자를 선출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