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車업계, 내년 EU發 20조 벌금 직면”

입력 2020-09-04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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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컨설팅 “EU 판매 20개 업체 중 13개 업체 벌금 내야”…테슬라, 배출권 장사 호황

▲막대그래프: 지난해 주요 자동차 기업의 주행거리 1km 당 이산화탄소(CO2) 배출량. 단위: g. 
숫자표: 2021년 벌금 액수 전망치. 단위: 억 엔
(왼쪽부터) 도요타, 닛산, 혼다, 마쓰다, 폭스바겐, BMW, 포드, 피아트크라이슬러(FCA). 
출처 니혼게이자이신문
▲막대그래프: 지난해 주요 자동차 기업의 주행거리 1km 당 이산화탄소(CO2) 배출량. 단위: g. 숫자표: 2021년 벌금 액수 전망치. 단위: 억 엔 (왼쪽부터) 도요타, 닛산, 혼다, 마쓰다, 폭스바겐, BMW, 포드, 피아트크라이슬러(FCA). 출처 니혼게이자이신문
유럽연합(EU)이 내년부터 자동차 배기가스 규제를 본격 시행하겠다고 예고했다. 이전보다 큰 폭으로 강화된 규제에 전 세계 주요 자동차업체들이 천문학적인 벌금을 물게 될 것이라는 비관론이 나오는 한편 테슬라 등 전기차 업체가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3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EU는 내년부터 기업평균연비규제제도(CAFE)를 통한 자동차 배기가스 규제를 본격 시행한다. CAFE 규제는 EU 역내에서 판매된 모든 차량은 주행거리 1km 당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이 95g 미만이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는 2015년 배출 목표치보다 30% 줄어든 것이다.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자동차 1대의 초과 배출량 1g 당 95유로의 벌금이 부과된다. 자동차 관련 전문 리서치 기업인 JATO다이나믹스는 EU에서 판매되는 주요 20개 자동차 브랜드의 지난해 배출량을 조사한 결과 모두 새 규제 기준을 초과한다고 밝혔다. 영국 컨설팅업체인 PA컨설팅그룹은 전 세계 주요 자동차업체 13개사가 내년 시행될 EU의 규제를 맞추지 못해 총 1조8000억 엔(약 20조 원)에 달하는 벌금을 내야 한다고 내다봤다.

독일의 폭스바겐은 평균 배출량이 109.3g에 달해 13개 업체 중 가장 큰 액수인 45억 유로(약 6조3446억 원)의 벌금을 내야 할 위기다. 지난해 기준으로 한 해 영업이익의 25%가 날아가는 셈이다. 일본의 도요타자동차는 배출량이 95.1g이지만 판매 대수가 많아 벌금 액수가 22억 엔으로 추산된다. 내년 3분기 6700억 엔의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한 닛산자동차는 1300억 엔의 벌금을 물어야 한다.

자동차업체들이 벌금을 내지 않으려면 CAFE 규제가 허용한 배출권을 사들여야 한다. EU 역내에서 배출량이 기준을 초과한 기업은 기준보다 적게 CO2를 배출한 기업으로부터 배출권을 살 수 있다. 이에 따라 피아트크라이슬러(FCA)와 제너럴모터스(GM)는 최근 테슬라의 배출권을 구매하기로 했다. 내년에 25억 유로의 벌금을 내야 할 것으로 예상하는 FCA는 2023년까지 18억 유로의 배출권을 사들일 예정이다.

테슬라는 올해 2분기 (4~6월) 실적 발표에서 배출권 판매 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배 늘어난 4억2800만 달러(약 5100억 원)라고 밝혔다. 이는 테슬라 전체 매출의 7%를 차지하는 액수다. 지금까지는 주로 미국 캘리포니아주가 정한 기준 내에서 배출권을 판매해왔지만, EU의 CAFE 규제를 앞두고 배출권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올 한해 배출권 판매 실적은 지난해보다 2배로 늘어날 전망이다.

자동차업체들은 경영 악화와 고용 감소를 초래할 것이라며 규제 도입에 반발하고 나섰다. EU의 벌금 부과는 자동차 원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마쓰다자동차의 경우 소형 해치백인 ‘마쓰다3’ 한 대당 최대 40만 엔의 추가 비용이 부과될 가능성이 있다. 유럽자동차제조협회(ACEA)는 3월 EU에 규제 도입 연기 요구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EU는 지구온난화에 대한 대책이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라 규제 도입 방침을 고수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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