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와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원(공공의대) 설립 계획에 반발해 투쟁을 이어오던 의대생들이 끝내 의사 국가고시를 거부했다.
보건복지부는 7일 의가 국가고시 실기시험에 총 응시대상 3172명 중 446명(14.1%)이 응시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들에 대해선 일정대로 8일부터 시험을 진행한다. 나머지 2726명은 신청하지 않았다.
정부는 미신청자들에 대해 별도의 구제조치를 고려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이미 4일로 미뤘던 접수시한을 6일로 한 차례 더 미뤘고, 이 기간 재신청자들에 대해선 대한의사협회와 교수협의회의 건의를 수용해 시험일정을 11월 이후로 미룬 상황이어서다. 이미 원칙과 형평성을 어겨가며 마지막 기회를 준 만큼, 더 이상의 배려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다.
손영래 복지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재신청을 다시 연장하거나 추가 접수를 받는 경우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이 이상은 법과 원칙에 대한 문제이며, 국가시험은 의사뿐 아니라 수많은 직종과 자격에도 공통적으로 적용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4일 정부와 의료계 간 합의도 이행이 불투명해졌다. 당시 복지부와 의협은 향후 의·정 협의체를 구성하고, 협의체에서 지역의료 지원책 개발, 의료전달체계 확립 등 의료정책 전반을 논의기로 합의했다. 의대 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설립도 원점 재검토하기로 했다. 이에 집단행동을 이어오던 대한전공위협의회(대전협)도 7일 진료현장에 복귀하기로 결정했다.
의협은 이날 복지부의 발표와 관련해 ‘합의 파기’ 가능성을 시사했다.
의협은 성명에서 “의대생의 국가시험 응시 거부는 일방적인 보건의료정책에 대한 정당한 항의로서 마땅히 구제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며 “의협은 이들이 정상적으로 시험에 응시할 수 있도록 모든 방법을 동원해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4일 더불어민주당 및 정부와 합의는 의대생과 전공의 등 학생과 의사회원에 대한 완벽한 보호와 구제를 전제로 성립된 것이라는 점을 여당과 정부는 명심해야 한다”며 “이와 같은 전제가 훼손될 때에는 합의 역시 더 이상 의미를 갖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