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강도 높은 규제로 주택시장 진입이 어려워지면서 투자 열기가 상가시장으로 옮겨붙고 있다. 아파트 대체상품으로 여겨지던 오피스텔에도 규제 영향이 미치자 수익형 부동산인 상가가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7월 전국 상업·업무용 부동산(오피스텔 제외) 거래건수는 1만8167건으로 전달(1만4347건) 대비 무려 26.63% 늘었다. 올들어 7월까지 거래건수는 이미 9만6119건에 달한다. 작년 동기(2019년 1~7월) 거래건수인 8만8175건보다 9% 증가한 수치다.
상가 인기는 정부가 주택시장을 빈틈 없이 규제하고 있는 영향이 크다. 지난 6·17 부동산 대책으로 수도권 전역과 대전, 청주 등이 규제지역으로 묶였다. 주택담보대출 시 실거주 요건도 강화됐다. 뒤이어 나온 7·10 대책에는 다주택자에 대한 과세가 대폭 강화됐다.
특히 대체 투자상품으로 주목받던 오피스텔이 규제 사정권 안에 들어간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주거용 오피스텔을 주택으로 간주하는 지방세법 개정안이 지난 8월 12일 본격적으로 시행돼서다. 이날 이후 신규 취득하는 오피스텔을 주거용으로 사용하게 되면 주택 추가 매입 시 취득세가 중과된다.
시장에선 오피스텔 처분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매매가격이 떨어지고 있다. 강남구 역삼동에선 지난 7~8월 2억2000만 원에 팔리던 금천빌딩 오피스텔 전용 29.81㎡형이 이달 들어 2억800만 원에 거래됐다. 마포구에선 도화동 에스케이 그린허브그린 오피스텔 전용 38.51㎡형은 지난 7월 2억6900만~2억7200만 원에 거래되다가 이달 2억6000만 원으로 하락했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상가시장이 가라앉는 듯했지만 정부 규제 대상에 오피스텔까지 포함되면서 상가시장으로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상가는 분양시장에서도 인기다. 지난 5월 서울 동대문구에 공급된 '힐스테이트 청량리 더퍼스트' 단지 내 상가는 계약 시작 하루도 안돼 완판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월 대구시 달서구에서 나온 '두류 센트레빌 더시티' 단지 내 상가는 4일 만에 전체 점포가 계약을 마무리했다.
신규 분양의 경우 권리금이 필요 없어 초기 자본금을 줄일 수 있는 게 장점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분양업계는 보고 있다.
서울, 경기도 용인·하남, 인천 부평 등 수도권 전반에서 상가 분양이 줄줄이 이어지고 있다.
대우건설은 서울 마포구 아현동 일대에서 '아현 푸르지오 클라시티 상가'를 분양하고 있다. 지하철 5호선 애오개역, 2호선 아현역이 도보권에 위치한 더블역세권 상가로 상가 맞은편에 아현초, 아현중, 아현산업정보학교 등이 있다. 아현 푸르지오 클라시티 입주민 239가구를 비롯해 인근 마포대로를 따라 업무지구가 조성돼 있어 상권이 활성화를 보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경기도 하남시 학암동 일대에선 '힐스 에비뉴 북위례'가 분양 중이다. 지난해 3월 분양한 1078가구 규모의 '힐스테이트 북위례' 단지 내 상가다. 2개 동에 24개 점포, 전용면적 24~35㎡로 이뤄져 있다. 스트리트형으로 설계된 데다 대로변에 인접해 접근성이 우수하다는 게 분양 관계자의 설명이다.
용인시 기흥구에선 '신광교 제일풍경채' 단지 내 상가가 분양 중이다. 총 95개 점포로 1766가구의 입주민을 배후로 두고 있고, 흥덕IT밸리, 영덕 레스피아 근린공원, 흥덕초, 흥덕고 등이 인근에 위치한다.
인천 부평구 부평동 일대에선 '부평역 화성파크드림' 단지 내 상가가 분양시장에 나와 있다. 2개동에 16개 점포, 전용 26~116㎡로 구성된다. 단지 옆에 인천성모병원, 부평6동 행정복지센터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