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한은에 따르면 올 들어 10월까지 5만원권 발행액은 21조90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9% 늘었다. 반면, 환수액은 5조6000억원으로 60.0% 급감했다. 이에 따라 환수율은 39.4%포인트 하락한 25.4%를 기록했다. 이는 2009년 6월 5만원권 최초 발행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같은기간 만원권(-34.7%p)과 5천원권(+1.3%p), 천원권(-1.3%p) 환수율과 비교해서도 감소폭이 큰 것이다. 또, 과거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때는 발행량(각각 -10.9%, -15.3%)과 환수액(각각 -5.2%, -16.0%) 모두 동반 감소했다는 점에서 올해 현상은 과거 금융불안기와도 대비된다고 봤다.
예비용 수요로 발행액도 늘었다. 실제 올들어 10월까지 상위 3개 금융기관을 통한 5만원권 발행액은 전년동기보다 8.8% 감소했지만, 이를 제외한 여타 시중은행 발행액은 25.0% 늘었다. 이는 평상시 농촌 및 지방 산업단지 등 거래적 용도의 5만원권 수요는 줄어든 반면, 경제적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예비적 목적의 5만원권 수요가 증가한 때문이다.
옥지훈 한은 발권기획팀 과장은 “코로나19 이후 5만원권 환수율은 견조한 수요와 대면 상거래 부진, 화폐 환수경로상의 부정적 충격이 결합해 급격히 하락했다”며 “일각에서 제기하는 지하경제 유입 등 구조적·장기적 문제라기 보다 예비용 수요 확대 등 경제적 충격이 크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내년 5만원권 발주량을 올해에 비해 많이 늘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