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부지로 치솟는 서울 집값에 서울 외곽이나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중저가 아파트를 구매하는 수요자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오를 대로 올라버린 집값을 감당하지 못한 서민들이 그나마 가격이 싼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부동산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는 총 5634건으로 전달(4327건)에 비히 29% 늘었다. 서울 아파트거래량은 지난 6월 1만5586건으로 최고치를 기록한뒤 줄곧 하향세를 보이다 9월 3761건까지 감소했다. 이후 3달 연속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구별로 살펴보면 구로구가 428건으로 전달(234건) 대비 82.9% 늘며 가장 큰 증가세를 보였다. 이어 강남구(215건→372건)가 73.0%로 뒤를 이었으며 노원구(396건→560건) 48.96%, 금천구(68건→110건) 47.0%, 성북구(162건→239건)47.5%, 도봉구(200건→278건) 39% 등의 순이었다.
강남구를 제외하고는 중저가 아파트가 밀집된 외곽 지역에서 거래량이 크게 늘었다. 임대차법 도입 등으로 전세난이 가중되면서 집값 상승세가 지속되자 상대적으로 집값이 싼 지역의 수요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수요가 늘면서 이들 지역의 집값도 크게 오르고 있다. 올해 6월 처음으로 전용면적 84㎡형 아파트가 10억 원을 돌파했던 노원구에서는 이달 13억 원을 돌파한 사례도 나왔다. 노원구 중계동 청구 전용면적 84.77㎡형이 지난 3일 13억 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한 것이다.
노원을 비롯해 일명 '노도강', '금관구' 등으로 묶이는 도봉구와 강북구, 금천구, 관악구, 구로구의 아파트 가격도 급등하면서 이들 지역에서 9억 원 이상 아파트 거래량이 크게 늘었다. 지난 16일 기준 총 878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무려 175% 늘었다. 9억 원은 각종 대출 규제가 적용되는 고가 주택의 기준으로, 사실상 이들 지역에서도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이 어려워진 상황이다.
이에 수요는 서울 외곽을 넘어 경기권으로 이동하고 있다. 실제 경기도의 아파트 거래량은 최근 들어 증가하기 시작했다. 경기부동산포털에 따르면 경기도 아파트 거래는 지난달 2만334건으로 10월(1만7671건)보다 15.0% 증가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정부의 규제로 인한 집값 상승 움직임이 강남에서 강북으로, 강북에서도 외곽으로 또 경기도까지 번지고 있다"면서 "내 집 마련을 하려는 서민들도 결국 밖으로 자꾸 밀려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