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가 주요 20개국(G20) 중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코로나19 후폭풍을 이겨낸 것으로 나타났다. 최저점 이후 증시 상승률은 G20 국가 중 아르헨티나 다음으로 2위를 기록했다. 방역 조치 강화 등 다른 국가보다 적은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증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지난해 2041.04로 한해를 마쳤던 코스피 지수는 지난 3월 19일, 코로나19 영향으로 1439.43까지 급락했다. 지난 2009년 7월 17일(1440.10) 이후 10년 8개월여 만에 최저치다. 이후 상승 랠리를 달리면서 30일 2873.47에 장을 마쳤다.
이날 한국거래소가 발간한 '2020년 우리 증시 주요 특징 및 성과'에 따르면, G20 국가 중 한국 증시는 코로나19 여파에 최저점을 기록한 이후 가장 빠르게 전년 말 수준으로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와 코스닥 각각 118일, 50일 걸린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코스닥은 G20 국가 지수 중에서도 가장 빠르게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뒤를 아르헨티나(76일), 터키(91일), 중국(101일), 한국 코스피(118일), 일본(214일), 브라질(267일) 등이 이었다. 프랑스와 EU, 영국, 러시아 등은 아직 전년말 지수를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소는 다른 국가 대비 월등히 적은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해석했다. 실제 한국은 인구 대비 확진자 수가 G20 국가 중 3번째로 적었으며 최저점 이후 증시 상승률은 아르헨티나(132%) 다음으로 2위(97%)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증시에 긍정적인 전망도 잇따른다. 내년 한국 기업의 수출ㆍ실적이 빠르게 정상화되면서 기업이익이 상향 조정된다는 관측이다. 이에 골드만삭스는 글로벌 경제 회복기 진입 및 국내기업 펀더멘털의 긍정적 평가 등으로 한국 증시 투자의견을 ‘비중확대’로 제시했다.
삼성증권은 "내년도 코스피는 수출ㆍ실적 펀더멘탈의 급격한 정상화, 우호적인 글로벌 정책 환경 등으로 역사적인 신고가 돌파에 나서는 대세 상승장의 시작점이 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경기 회복에 힘입어 코스피 3000시대가 열린다는 관측도 나왔다.
JP모건은 "내년 한국 기업이익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주주친화 정책으로 저평가를 극복할 전망"이라며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시중자금은 주식으로 유입되면서 코스피는 3200포인트에 도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신증권 또한 "내년도 코스피는 글로벌 교역과 경기 회복, 원화 강세 압력 및 수출 모멘텀 강화 등으로 기업이익이 상향 조정될 것"이라며 "3000포인트 시대로 진입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