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3·8 세계여성의날'을 맞아 20~50대 여성노동자 30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를 8일 발표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코로나19 이후 여성노동자의 일과 돌봄 변화를 파악하기 위해 실시한 이번 조사에서는 특히 여성·청년에게 집중된 일자리 위기 양상과 함께 이들이 놓인 정책의 사각지대가 여실히 드러났다"고 밝혔다.
20대 여성은 4명 중 1명 이상인 29.3%가 코로나19 시기에 일을 그만둔 적이 있고, 감염병 위기에 취약한 일자리에서 일하다 퇴직한 경우가 다른 연령대 여성보다 더 많았다. 특히 고졸이하 20대 여성은 44.8%가 퇴직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시기 퇴직한 20대 여성 5명 중 1명은 숙박음식점업, 5명 중 2명은 서비스·판매직에서 일하다 그만뒀다. 비필수·고대면·재택근무 불가능 일자리에서 그만둔 비중도 다른 연령대에 비해 높았다.
코로나19 위기는 소규모 사업장, 임시·일용직 여성노동자에게 더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이는 대면업종 등 감염병 확산에 특히 취약한 일자리인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 여성 5명 중 1명(20.9%)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직장을 그만 둔 적이 있었다. 퇴직 경험이 있는 여성은 퇴직 경험이 없는 여성에 비해 임시·일용직(퇴직경험 유 48.6%, 무 28.1%), 10인 미만 사업장(퇴직경험 유 45.8%, 무 32.4%)에 근무했던 경우가 더 많았다.
퇴직 여성은 필수직이 아닌 업무(퇴직경험 유 64.4%, 무 58.9%), 재택근무가 불가능한 업무(퇴직경험 유 71.1%, 무 55.0%), 다른 사람과 매우 가까이에서 일하는 업무(퇴직경험 유 43.7%, 무 32.2%)를 수행했던 비중이 높았다.
상용직으로 일하다 그만둔 여성은 40.6%가 다시 취업했지만, 임시·일용직 퇴직 여성은 28.1%만 재취업했다. 500인 이상 사업장에서 퇴직한 여성은 38.9%가 재취업한 반면, 5인 미만 사업장에서 퇴직한 여성도 25.7%만 재취업한 상태였다.
코로나19 상황 이전부터 같은 직장에 재직 중인 여성 중 46.3%는 부분 휴업, 유급·무급휴직, 해고·권고사직 등 고용조정을 하나 이상 직·간접적으로 겪었고, 그중 35~47%는 해당 고용조정을 여성·임산부 및 육아 휴직자를 우선 대상으로 시행했다고 답했다.
코로나19 시기 가장 큰 피해를 본 여성노동자일수록 실업급여, 고용유지지원금 등 주요 지원 정책의 수혜율은 더 낮았다.
20대 여성 퇴직자의 비중이 큰 숙박음식점업(전체 여성 10.5%, 20대 여성 22.5%)은 휴업·휴직 등 고용조정(76.6%, 전체 46.3%)과 소득 감소(43.6%, 전체 29.6%)가 이루어진 경우가 가장 많지만, 광범위한 고용보험 사각지대로 인해 실업급여(6.1%, 전체 21.8%)와 고용유지지원금(9.7%, 16.6%) 수혜율은 모든 업종과 비교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유경 한국여성정책연구원장은 "이번 조사를 통해 코로나19 위기가 여성노동자에게 미치는 피해가 매우 심각하지만, 실업급여 등 정책 수혜율은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20대 청년여성과 대면업종 여성노동자의 피해가 심각한 만큼, 피해 지원 대책 마련 시 이들을 주요 대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