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치 큰(고가 주식) 기업들이 살 빼기에 나섰다. 최근 카카오와 장외기업인 크래프톤이 전격적으로 액면분할을 선택한 것이 불을 지피는 모습. 액면가를 낮춰 거래량을 늘리는게 이득일지 아니면 진입장벽을 유지해 안정적으로 회사를 이끄는게 유리한지 기업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몇몇 기업들은 액면분할을 머니게임용으로 이용하려 하지만,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는 한 투자자들로부터 지속적인 사랑을 받기는 힘들다”고 지적했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3개 상장사가 주식분할을 결정했다. 지난해 1분기 6곳의 두 배가 넘는다.
게임업체인 크래프톤은 5대1 비율로 액면분할을 추진 중이다. 상장을 앞두고 230만원이 넘는 장외 주가를 낮춰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기 위핸 사전 작업으로 해석된다. 크래프톤은 오는 31일 정관 변경을 통해 현재 액면가 500원인 주식을 5분의 1로 액면분할 해 100원으로 낮출 계획이다
카카오는 액면가를 500원에서 100원으로 낮출예정이다. 오는 4월 14일 현재 주식 1주가 5주로 쪼개지면서 발행주식 총수는 8870만4620주에서 4억4352억 3100주로 늘어난다.
펄어비스도 마찬가지다. 펄어비스의 현재 주가는 30만원에 육박하는데, 액면분할을 거치면 1주당 주가가 6만원 안팎으로 낮아진다.
현대중공업지주도 액면분할을 통해 27만원대인 주가가 5만원대로 낮아질 예정이다. 대한제당은 1주당 가액을 2500원에서 500원으로 액면분할하고, 이를 통해 발행 주식 수는 896만9658주에서 4484만8290주로 늘어난다.
그러나 액면분할이 곧 주가 상승은 아니다. 지난해 액면분할을 추진한 16개 종목의 주가 등락률을 분석한 결과 주가가 오른 곳은 8곳에 불과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중장기적으로 액면분할이 주가 상승에 영향을 주기 위해서는 결국 실적과 자사주 매입 등 적극적인 주주환원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강소현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업이익 개선 없이 일시적 유동성 확대에 따른 거래증가나 주가 상승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며 “분할 이후 활발한 거래와 주가 상승이 장기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기업가치 상승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가 바탕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