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가 입국이 불허된 외국인이 머무는 공항 송환(출국)대기실의 운영 주체를 민간에서 국가로 전환한다. 2001년 인천공항 개항 이후 20년 만이다. [단독] 법무부 “송환대기실 국가가 운영…직원 직접고용 검토”
차규근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은 29일 서울고검 의정관에서 브리핑을 열어 "항공사 운영협의회(AOC)가 운영해 오던 입국 불허 외국인 출국대기실을 국가가 설치·운영하는 방향으로 개선키로 했다"고 밝혔다.
출국대기실은 국내 입국이 거절된 외국인들이 강제로 송환되거나 입국 허가 전까지 머무는 곳으로 2002년 2월 인천공항 관계기관 합의로 설치됐다. 현재 전국 8개 국제공항에 출국대기실이 설치돼 운영 중으로 연간 입국이 불허된 외국인 약 4만3000명이 이용하고 있다.
출국대기실 직원들은 정부 소속이 아닌 여러 항공사가 연합해 만든 항공사운영위원회(AOC)의 하청 인력업체 소속이다. 이 때문에 내부에서 발생한 폭행·자해 등 난동 상황에 대한 대처 부실과 비정규직 직원 폭행 사건 등 처우 문제가 계속 논란이 됐다.
법무부는 그간 국가가 출국대기실을 운영하는 경우 입국 불허자를 구금한다는 오해가 생길 수 있다며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법무부는 외국인의 송환 업무는 민간에서 처리하기에 한계가 있을 수 있고, AOC에서 부담하던 출국대기실 관리 비용을 항공사의 귀책 유무에 따라 합리적으로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국가가 출국대기실을 운영할 경우 그간 문제로 지적된 식사 제공·질병 치료 등 입실 외국인의 인도적 처우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점 등을 고려해 '인권 친화 법무행정'의 일환으로 기존 입장을 변경하게 된 것이다.
차 본부장은 "국가가 운영하면 특별사법경찰관이 주체가 된다. 난동이 발생했을 때 물리력을 행사해서 제압하는 법적 규정을 개정안에 담으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향후 국회 논의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예정이며, 시설과 인력 등 관련 인프라 확보를 위해 관계 부처와 적극적으로 협의해 나가는 등 차질없이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