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식량가격이 11개월째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달 남미 작황 부진 우려와 아시아의 수요 강세 등으로 설탕과 곡물을 비롯해 모든 품목이 올랐고, 다만 상승폭은 둔화된 모습이다.
9일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4월 세계식량가국지수는 전월 118.9포인트에서 1.7% 오른 120.9포인트를 기록했다. 식량가격지수는 지난해 6월 이후 11개월 연속 상승 중이며, 2014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FAO 식량가격지수는 1990년 이후 24개 품목에 대한 국제가격동향을 모니터링해 5개 품목군(곡물·유지류·육류·유제품·설탕)별로 매월 작성해 발표한다.
품목별로 설탕의 상승폭이 가장 컸다. 지난 달 설탕 가격지수는 100.0포인트로 전월보다 3.9% 올랐다. 브라질의 사탕수수 수확 지연과 프랑스의 냉해로 공급 부족이 우려되는 가운데 최대 수출국인 브라질의 헤알화가 미국 달러 대비 강세를 보이면서 가격이 올랐다.
곡물은 전월보다 1.2% 상승한 125.1포인트로 집계됐다. 곡물 역시 남미와 미국 등의 작황 부진이 예상된다. 옥수수는 미국 파종 면적 추정치가 예상보다 작고 아르헨티나·브라질 작황도 좋지 않을 전망이다. 쌀은 물류 제약과 운송비용 상승으로 수출 수요가 감소하면서 가격이 하락했다.
유지류는 전월보다 1.8% 상승한 162.0포인트였다. 팜유는 생산량 증가가 전망치보다 낮았고, 대두유와 유채씨유는 바이오디젤 부문 등 국제 수요가 많은 반면 공급은 부족해 가격이 강세를 보였다.
육류는 전월보다 1.7% 오른 101.8포인트를 나타냈다. 아시아 수요가 늘어난 반면 공급이 줄어 가격이 상승했다. 소고기와 양고기는 오세아니아 지역에서 수급조절을 위해 사육을 늘리고 가공을 줄여 공급량이 줄었고, 돼지고기도 공급이 수요보다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유제품은 전월보다 1.2% 상승한 118.9포인트였다. 치즈와 버터 등의 공급은 예상보다 저조하고 아시아 수요는 높아 가격이 올랐다.
2020∼2021년 세계 곡물 생산량은 27억6700만 톤으로, 전년보다 2.1% 증가할 전망이다. 같은 기간 세계 곡물 소비량은 2.7% 늘어난 27억8270만 톤으로 추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