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인도에 이어 베트남에서도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현지에 스마트폰 공장을 둔 삼성전자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베트남은 삼성전자의 전체 스마트폰 생산량의 절반 가까이 담당하고 있는 핵심 생산기지다.
2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휴대폰 생산공장이 위치한 베트남 박닌성은 이날부터 지역 내 근로자들 출퇴근을 중단하는 조치를 시행했다. 공장 근로자들은 사내 기숙사와 주변 학교, 호텔 등을 임시 숙소로 쓰며 출퇴근을 멈췄다.
베트남은 지난달 27일부터 4차 지역감염이 시작되면서 지난 1일 기준 4000여 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했다. 특히, 한국 기업들의 공장이 몰려있는 박장성과 박닌성, 하노이 등에서도 확진자가 늘고 있다.
이미 폭스콘의 베트남 공장은 가동을 중단한 바 있고, 국내 부품사 및 제조사들도 가동률이 하락하거나 생산 중단 등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삼성전자는 공장을 계속 가동하고 있으며, 생산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삼성 베트남 공장은 삼성전자 스마트폰 생산의 50%를 담당하는 주요 생산시설이다.
이 가운데 베트남 생산량 중 3분의 1인 17%가 박닌성 공장에서 생산된다. 인도 공장은 내수와 주변 국가로의 수출 물량 생산이 주를 이루는 반면, 베트남에서 생산된 스마트폰은 전 세계 국가를 대상으로 판매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직원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상황을 면밀히 살피며 공장 가동을 계속할 계획이며,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중”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박닌성 휴대폰 공장 등이 현지인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도 시작했다. 접종 대상은 삼성전자 박닌성 휴대폰 공장과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등 3개 계열사에서 일하는 1만5000명이다. 삼성전자 휴대폰 공장은 직원 수가 2만여 명, 삼성디스플레이는 3만5000여 명, 삼성SDI는 2400명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인도 노이다 스마트폰 공장의 피해 최소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공급망관리(SCM) 역량을 기반으로 부품 수급 영향을 최소화하고 수익성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1분기 인도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하며 역대 1분기 최고를 기록했지만, 코로나 확산으로 이런 추세가 주춤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도체 공급부족 현상, 인도 코로나19 확산에 더불어 베트남까지 셧다운 우려에 직면하면서 되살아나던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다시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축소는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현재 상황으로 봤을 때 피해 여파가 길어질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라며 “광범위한 동남아 지역의 코로나19 확산세가 3분기에도 영향을 미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