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 오리 새끼'서 '백조'된 미분양 관리지역

입력 2021-06-1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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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1-06-10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미분양 관리지역 잇따라 해제
"집값 더 오르기 전에 잡자" 대출·전매 쉬워 유주택자 매입
속 썩이던 미분양 주택, 이젠 웃돈 붙어 거래

옛 미분양 관리지역 내 아파트가 '미운 오리 새끼'에서 '백조'로 거듭나고 있다. 과거 미분양됐던 아파트까지 웃돈(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된다. 청약 자격이나 가점을 고민하지 않아도 새 아파트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 덕이다.

1년새 미분양 관리지역 10곳 해제, 미분양 주택 73% 감소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미분양 관리지역은 7개 시·군이다. 지난해 같은 달(17곳)과 비교하면 1년 동안 10곳이 미분양 관리지역에서 해제됐다.

미분양 관리지역은 미분양 주택 증가로 지역 주택 경기를 침체시킬 우려가 있어 신규 분양을 억제하는 지역을 말한다. 미분양 관리지역에서 HUG의 분양 보증을 받으려면 사전심사를 받아야 한다.

미분양 관리지역이 줄어드는 건 미분양 늪에서 벗어나는 지역이 그만큼 늘어서다. 주택 경기가 뜨거워지면서 미분양 주택 감소는 전국적인 현상이 됐다. 집값이 더 오르기 전에 미분양 주택이라도 잡는 게 이익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선착순 방식으로 공급되는 미분양 주택은 유주택자도 분양받을 수 있기에 틈새 수요도 충분했다. 이런 이유로 지난해 5월 3만3894가구였던 전국 미분양 주택은 4월 말 기준 1만5798가구로 53% 줄었다.

미분양 관리지역 내 미분양 주택 소진 속도는 전국 평균보다도 빠르다. 1년 만에 미분양 주택이 73% 감소(1만8428가구→4914가구)했다. 미분양 관리지역은 대부분 부동산 비(非)규제 지역이어서 대출 규제 등이 느슨하기 때문이다. 공공택지를 뺀 대부분 단지가 분양권 전매 제한에서도 자유롭다. 같은 미분양 주택이더라도 미분양 관리지역에서 장만하는 게 더 수월하다는 뜻이다.

미분양 단지에 웃돈 붙어 거래

옛 미분양 관리지역에선 골치를 썩이던 미분양 단지 중 웃돈까지 붙어서 거래되는 곳도 나오고 있다. 충남 당진시 우강면 '합덕우강 유탑유블레스' 전용면적 84㎡형 분양권은 최근 시세가 3억4400만 원을 호가한다. 원래 분양가(2억6400만 원)에서 8000만 원 웃돈이 붙었다. 지난해 말 168가구에 달했던 이 아파트 미분양 주택도 올 4월 76가구까지 줄었다.

당진 지역 다른 아파트도 미분양 주택을 모두 털어냈거나 남아 있더라도 전매 프리미엄이 꽤 붙은 상태다. 지난해 말 1042가구이던 당진시 미분양 주택은 올 4월 말 410가구로 절반 넘게 줄었다. HUG가 지난달 당진시를 미분양 관리지역에서 제외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아직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남아 있는 지역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경북 안동시 용상동 '안동용상 풍림아이원 리버파크' 전용 84㎡형 분양권 호가는 최근 4억 원까지 올랐다. 원래 분양가(3억7000만 원)보다 3000만 원 비싼 값이다. 올해 초만 해도 청약 당첨자들이 분양받은 값 그대로 분양권을 되팔았던 것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이다. HUG는 안동시에서 미분양 우려가 상당히 해소됐다고 본다.

미분양 많았던 이유 있어…"투자 환경 변하면 언제든 미분양 증가"

다만 이런 흐름이 앞으로도 계속될지는 미지수다. 국토교통부는 그간 누구나 신청할 수 있던 미분양 주택 무순위 청약(이른바 '줍줍')에 해당 지역 무주택자만 신청할 수 있도록 제도를 바꿨다. 미분양 주택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좁아졌다는 뜻이다.

시장 상황도 변수다. 부동산 시장에선 외지 투자자를 미분양 주택 소진 공신으로 꼽는다. 이들은 전반적인 주택 경기나 세제 등에 실수요자보다 민감하다. 투자 환경이 변하면 미분양 주택이 언제든 늘어날 수 있다는 의미다.

경남 창원시는 지난 2월 미분양 관리지역에서 해제됐으나 지난달 도로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재지정됐다. 지역에서 소화하지 못할 정도로 대단지 분양 물량이 늘면서 미분양 주택이 늘어난 탓이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최근 주택 가격이 상승하면서 미분양 주택도 꾸준히 소진되는 흐름"이라면서 "미분양이 발생했다는 건 다른 단지보다 뒤쳐진다는 방증이기 때문에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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