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ㆍ52시간 리스크” 철근가공업계, 3년 만에 표준단가 인상

입력 2021-06-10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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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근로자 대부분인 조업장에 코로나 19 직격탄…“생존 위한 결단”

▲가공된 철근이 공장에 쌓여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가공된 철근이 공장에 쌓여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철근가공업계가 3년 만에 표준단가 인상을 단행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으로 대외 변동성이 커진 데다,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제 시행이란 암초까지 만나면서다.

한국철근가공업협동조합은 지난 3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2021년도 철근가공 표준단가 적용지침’을 통과시켰다고 10일 밝혔다.

조합은 올해 적용지침이 지난 3년간 미반영된 최저임금 인상분과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에 따른 리스크를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극심한 인력난으로 인한 추가비용도 문제가 됐다.

조합은 “2018년부터 표준단가를 인상하려 했지만 여러 어려움에 부딪혀 가공단가 인상을 이뤄내지 못했다”며 “이후 현재까지 각종 비용 증가에도 불구하고 제자리에 머물러 있었다”고 설명했다.

철근가공업계 근로자는 대부분 외국인이다.

조합에 따르면 5000톤(t)의 철근을 가공해 생산하기 위해 30명가량의 근로자가 필요한데, 이를 국내 인력만으로는 충당하기 어려워 외국인 근로자를 대거 고용해 왔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으로 외국인 근로자 입국이 막히면서 부침이 심해졌다.

여기에 주 52시간제 시행을 앞두고 조업 시간이 짧아지면서 월급이 줄어드는 점도 문제다. 권태혁 한국철근가공업협동조합 전무는 “안 그래도 일이 어려운데 소득까지 줄자 이직하겠단 때도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부적인 문제까지 더해지면서 업계의 어려움은 커지고 있다. 계절과 건설 경기 등 외부적 요인에 따라 생산량이 요동치기 때문이다. 철근가공업계는 제강사와 유통사로부터 철근을 납품받아 가공하는데, 최근에는 원자잿값 폭등으로 철강 수급이 불안정해지면서 가공 물량이 줄어들었다.

또한, 조합은 △복잡가공 증가에 따른 생산성 저하 및 원가상승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따른 안전관리비 등에도 대응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서 철근가공 표준단가는 톤 당 6만3000원으로 책정됐다. SD400~600, 로스율은 3%다. 기존 표준단가(5만2000원) 대비 21.15%가량 상승한 셈이다. 토목공사용 철근 가공단가는 t당 6만6000원(로스율 3~6%)이며, 내진 철근 가공 할증료의 경우 기존과 같은 t당 1만5000원으로 내진철근 가공단가는 7만8000원 수준이다.

업계에선 생존을 위한 결단이었단 설명이다. 코로나 19 확산으로 대부분 기업이 적자 상황이고, 그나마 적자를 피한 기업일지라도 연구개발이나 설비투자는 꿈꾸기 어렵다. 권 전무는 “지난해엔 코로나 19로 건설현장 여건이나 시장 환경이 인상하기 어려웠던 게 사실”이라며 “다만 올해는 (표준단가를) 올리지 않을 수 없는 긴박한 상황인 만큼 불가피하게 인상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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