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연일 신고가 행진을 달리던 국내 증시가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보다 빨라진다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최근 코스피 신고가 랠리로 경계 심리가 커지자 개인투자자 사이에서 ‘곱버스’ 상품이 눈길을 끈다.
17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3.72포인트(0.42%) 내린 3264.96에 장을 마쳤다. 16일(현지시간) 미국의 통화정책 방향을 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약세를 보였다.
이번 6월 FOMC에선 대다수 위원이 기준금리 인상 시점을 앞당길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 당장 내년부터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FOMC 위원은 종전 4명에서 7명으로 늘어났다.
또 지난 3월 정례회의에서 ‘2023년까지 금리 인상은 없을 것’이라는 데 모였던 FOMC 위원들의 전망이 이번에는 2023년에 두 차례 인상으로 바뀌었다.
테이퍼링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개인들도 지수 하락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이날 KODEX 200선물인버스2X은 전 거래일 대비 1.33%(25원) 오른 1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16일까지 개인은 증시가 하락하면 2배의 수익을 거두는 곱버스에 3284억 원(KODEX 200선물인버스2X)을 순매수했다.
코스피가 역대 최고가를 기록한 지난 16일 하루에만 개인들은 1290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이 밖에도 코스피 지수 하락을 추종하는 ‘KODEX 인버스’도 이달 들어 781억 원가량을 매입했다.
반면, 코스피가 발목이 잡히자 기관은 웃지 못한 상황이 됐다. 개인과 달리 기관은 증시 상승률과 비슷한 수익을 거두는 상품인 KODEX레버리지 매수에 나서면서다.
이달 들어 16일까지 KODEX 레버리지 1440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기관은 코스피가 상승하기 시작한 지난 10일 이후 14일을 제외하고 모두 레버리지를 사들였다. 지난 16일에는 곱버스 1186억 원어치를 팔아치우고 KODEX 레버리지는 605억 원어치 매입하기도 했다.
엇갈린 베팅에 불확실성이 제기되지만 증권가는 이번 FOMC 회의 여파가 주는 여파는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했다. 시장 예상보다 매파적인 6월 FOMC 회의 결과에 미국 금리와 달러화는 동반 상승했지만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진단에서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 예상보다 더 매파적이었음은 분명하지만, 정책 정상화 과정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며 “경기 정상화와 더불어 자산시장의 과열을 선제적으로 억제해야 하는 미 연준 입장에선 조기 금리 인상 신호를 던져줄 필요성이 커졌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6월 FOMC 회의로 긴축발작 리스크를 다소 순탄하게 넘어갈 여지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며 “오히려 하반기 중 일상으로 복귀가 얼마나 빨리 이뤄져 경기 모멘텀이 재차 강화될지를 주목해야 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