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리뷰] '반항' 아닌 '자화상'…당신도 아팠나요?

입력 2021-08-12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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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19세기 배경, 21세기에도 사회 이슈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 스틸컷. (사진=달컴퍼니)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 스틸컷. (사진=달컴퍼니)
사춘기는 반항으로 치부되고, 성(性)에 대한 호기심은 감춰야 하는 것이 돼버린다. 청소년의 욕망과 방황, 충동은 당연한데도 세상은 쉬쉬하기에 급급할 뿐이다. 한참을 극에 몰입하며 등장인물의 성장통에 감정이입을 하다 보면 '나'의 과거를 떠올리게 된다. 우리에게도 있었던 '그때'가 있었다는 걸 인지하는 순간, 이들의 아픔이 곧 내 아픔이 된다.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은 독일의 표현주의 극작가 프랑크 베데킨트의 동명 희곡을 원작으로 한다. 사춘기라는 질풍노도의 시기를 격렬한 록 음악과 열정적인 춤으로 표현했다. 특히 10년 만에 한국 개막 소식으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극에선 임신과 낙태, 자살, 동성애 등이 소재로 등장한다. 하지만 '스프링 어웨이크닝'이 '10대들의 욕망과 반항을 자극적으로 표현했다'고 간단하게 규정할 순 없다.

공부도 잘하고 얼굴도 잘생긴 소위 '엄친아'인 멜키어(노윤)는 염세주의에 빠져 있고, 모리츠(김현진)는 사회 시스템과 자신의 신체·정신의 변화에 혼란스러워한다. 자신도 모르게 이성에 대한 호기심을 갖게 되며 어찌할 줄 모르는 벤들라(김서연), 자신이 다른 아이들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하며 동성 친구인 에른스트(문이보)에게 애틋한 감정을 느끼는 한센(윤재호) 등의 캐릭터는 모두 '우리'와 닮았다.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 무대. (사진=달컴퍼니)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 무대. (사진=달컴퍼니)

자신도 모르게 섹스에 대한 호기심을 갖게 되고, 마음속에 피어오르는 육체적 욕망에 어찌할 줄 몰라 하는 이들의 모습을 폭력적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기성세대들이 세간의 눈을 의식해 만들어 놓은 규범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다하는 모습이 애처롭다. '애쓴다'는 표현이 적절하다.

19세기 독일 청교도학교를 배경으로 하는데, 2021년 마주한 한국 현실과 동떨어지지 않아 놀라울 뿐이다. 여전히 학업·사랑·가정사로 상처받는 청소년이 존재하고, 이들의 고민은 사회 문제로 여겨질 뿐 해결되지 않고 있다.

김무열, 주원, 조정석, 강하늘 등이 초연 무대에 올라 화제가 됐던 극이다. 재연을 통해 당시 신인배우였던 윤현민, 정동화, 송상은, 최재림 등을 배출했다. 이번 시즌에도 150대 1의 경쟁률을 뚫은 신인 배우들이 무대를 꾸민다. 박석용, 류수화가 기성세대의 다양한 모습을 표현한다

과거·현재·미래, 나·너·우리까지 돌아보게 하는 '스프링 어웨이크닝'은 10월 3일까지 동국대학교 서울캠퍼스 이해랑예술극장에서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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