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무 대한법률구조공단 서울개인회생·파산종합지원센터장은 코로나19 사태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채무자들의 상환 위기는 5년 정도는 지나야 수면 위로 드러날 것으로 내다봤다. 개인회생이나 파산제도는 버티다 못해 빚을 도저히 갚을 수 없다고 판단한 채무자들이 찾는 제도인 만큼 쉽게 결정을 내릴 수 없는 선택지이기 때문이다.
박 센터장은 “코로나 시기에 개인회생이나 파산이 새로 많이 늘었다기보다 기존에 누적된 채무가 있던 분들이 코로나 시기에 더 어려워진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박 센터장은 코로나 시국 이전과 비교해도 개인회생이나 파산제도를 이용하는 채무자들 유형에 큰 변화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개인 파산 이용자는 주로 60대 이상이고, 개인회생을 하는 분들은 주로 40~50대”라면서 “코로나로 인해 힘든 분들은 채무 상환이 몇 년간 지속된 이후에 상환이 어렵다는 얘기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센터장은 20년 이상 이어진 채무는 탕감해 주는 제도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센터를 찾는 채무자 중에서는 1997년 외환위기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진 빚을 아직도 갚고 있는 경우도 있다. 20년 이상 채무를 갚아오다 더는 버티지 못해 파산을 선택한 채무자도 있다.
박 센터장은 “금융회사에서 부실채권을 채권추심회사에 넘기면서 전전 양도가 계속되면 채무자 의사와 관계없이 채권자가 바뀐다”며 “최소 20년 이상 된 채무를 못 갚은 분들은 변제 능력이 없을 가능성이 크다. 그 부분을 고려해 채무를 탕감해 줘야 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박 센터장은 개인회생제도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파산제도보다 개인회생제도에 대해서 보정이 엄격하게 나오는 부분이 있다”며 “법원 통계를 보면 개인회생제도 이용자가 파산제도 이용자보다 많은데 이분들이 끝까지 완주할 수 있도록 생계비 인정 등 제도를 개선할 필요도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