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코로나’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면서 이를 현실화할 수 있는 방안으로 평가받는 ‘경구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관심이 쏠린다.
국내 업체가 개발 중인 경구용 치료제는 이제 막 임상 2상에 진입했거나 2상을 마친 후 3상을 준비 중인 사례가 많은 만큼 상용화 시점을 가늠하기 어렵다. 이에 비해 글로벌 제약사가 개발 중인 경구용 치료제는 올해 안에 상용화가 임박해 정부는 선구매를 위한 비공개 협의를 진행하는 등 치료제 확보전에 나섰다.
진원생명과학은 개발 중인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GLS-1027(국제일반명 Zenuzolac, 제누졸락)’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 2상 시험계획서(IND)를 승인받았다고 9일 밝혔다.
진원생명과학의 ‘GLS-1027’은 면역조절제로 개발 중인 제품으로, 이번 2상 임상시험은 코로나19 중등증 환자 132명을 대상으로 ‘GLS-1027’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탐색하기 위한 다국가 임상시험으로 진행된다.
현재 국내에서 코로나19 치료제로 임상시험계획을 승인받은 제품은 총 22개이고, 이 가운데 임상시험을 진행 중인 제품은 14개, 임상시험을 종료한 제품은 8개다. 제형별로 살펴 보면 ‘먹는’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인 정제형은 7개, 캡슐제는 4개, 흡입제는 1개이고 나머지 10개는 주사제로 개발 중이다.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가운데 임상 2상을 마무리한 곳은 신풍제약, 부광약품, 대웅제약, 엔지켐생명과학 등이다. 이 가운데 신풍제약과 엔지켐생명과학은 임상 2상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다.
신풍제약은 7월 초 경구용 치료제 ‘피라맥스’(성분명 피로나리딘·알테수네이트)에 대한 임상 2상 최종 데이터 발표를 통해 주평가 지표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고, 지난달 말 대규모 임상 3상 시험계획을 승인받아 다시 유의성을 입증한다는 방침이다. 엔지켐생명과학 역시 지난달 말 코로나19 치료제 EC-18(모세디피모드)의 임상 2상에서 통계적 유의성 확보에 실패했고 이후 2b/3상 시험을 진행해 긍정적 결과를 도출한다는 계획이다.
7월 중순 ‘레보비르’(성분명 클레부딘)에 대한 임상 2상을 마무리한 부광약품은 현재 데이터를 분석 중이다. 대웅제약도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코비블록’(성분명 카모스타트 메실레이트)을 개발 중인데 임상 2b상의 톱라인 결과를 발표했고, 최종 결과가 나오는 대로 조건부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국내에서 개발 중인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의 상용화가 늦어지자 정부는 다국적제약사 MSD(미국 법인명 머크)와 리지백 바이오테라퓨틱스가 공동 개발 중인 ‘몰누피라비르’를 선구매하기 위해 비공개 협의에 나섰다.
질병관리청은 이날 참고 자료를 내고 “정부는 현재 국내외 경구용 치료제 개발 상황을 모니터링하면서 글로벌 제약사와 계속 협의 중이고 협의 진행 상황은 비공개가 원칙”이라며 “경구용 치료제 예산 총액은 326억 원으로 편성됐고, 이 예산이 몰누피라비르 구매에 한정돼 편성된 것은 아니다. 경구용 치료제 예산의 단가, 물량, 품목의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결정된 바 없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