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 업계가 9월까지 3개월 연속 역성장을 거뒀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가 지속했고, 추석 연휴로 근무 일수까지 줄어들며 전체 판매량이 감소했다. 르노삼성자동차와 쌍용자동차는 수출이 큰 폭으로 늘어나며 개선세를 보였다.
1일 각 사가 발표한 판매 실적을 종합하면 완성차 5사는 지난달 국내외 시장에서 총 53만9236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9월(67만9669대)보다 20.7% 감소한 수치다. 지난 7월 올해 처음으로 역성장을 거둔 뒤 3개월 연속 전년보다 감소한 판매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완성차 5사의 9월 국내 판매량은 9만1790대로 전년 대비 33.7% 줄었다. 올해 들어 5사의 월 내수 판매량이 10만대 아래로 내려간 건 이번이 처음이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가 여전히 영향을 미쳤고, 추석 연휴로 근무 일수가 줄어들며 생산에 차질이 발생한 결과다.
현대차의 내수 판매도 전년보다 34.6% 감소한 4만3857대로 집계됐다. 현대차는 지난달 9~10일, 15~17일 반도체 수급 불안으로 아산공장 생산을 중단했다. 13~14일에는 울산 4공장 가동을 멈췄다.
세단 중에서는 아반떼가 5217대로 가장 많이 팔렸다. 쏘나타는 5003대, 그랜저는 3216대 등 총 1만3477대의 세단이 판매됐다. RV는 새로 출시한 캐스퍼 208대를 포함해 팰리세이드 3290대, 싼타페 2189대, 투싼 2093대 등 총 1만3212대가 팔렸다.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는 2983대가 판매됐다.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는 G80 3892대, GV70 1805대, GV80 1290대 등 총 7633대가 팔렸다.
기아도 국내 시장에서 전년보다 30.1% 감소한 3만5801대를 판매했다. 내수에서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은 스포티지(4386대)로 2개월 연속 기아 월간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스포티지를 포함한 RV 모델은 쏘렌토 3820대, 카니발 3437대 등 총 1만9219대가 판매됐다. 세단은 K8 3188대, K3 2130대 등 1만2969대가 판매됐다. 전용 전기차 EV6는 2654대가 팔렸다.
한국지엠(GM)도 내수가 전년보다 36.5% 줄었다.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가 1582대 팔리며 9월 내수 실적을 견인했다. 트레일블레이저는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1만6295대가 판매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7% 증가한 실적을 보였다.
르노삼성과 쌍용차도 내수 판매가 각각 25.5%, 53% 감소했다. 양사 모두 XM3와 더 뉴 렉스턴 스포츠&칸이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지만, 부품 수급 차질로 출고 적체가 발생하고 있다.
내수와 마찬가지로 완성차 5사의 해외 판매도 지난해 대비 감소했다. 5사의 9월 해외 판매는 44만7446대로 전년(54만1139대)보다 17.3% 줄었다. 현대차는 19.4% 감소한 23만7339대, 기아는 10.1% 줄어든 18만7792대를 해외에 팔았다. 한국지엠도 수출 실적이 71.3% 감소했다.
반면, 르노삼성과 쌍용차는 수출 반등에 성공했다.
르노삼성은 전년보다 612% 급증한 1만346대를 수출했다. 유럽 수출용 XM3 (르노 아르카나)가 9069대로 수출 대부분을 차지했다. 수출용 XM3는 유럽 시장에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어 르노 그룹이 부품을 우선 공급하며 안정적인 생산을 이어가고 있다.
쌍용차도 28.6% 늘어난 2091대를 해외에 판매했다. 더 뉴 렉스턴 스포츠&칸이 해외에서 호평을 얻고 있고, 첫 전기차 코란도 이모션도 유럽 선적을 시작해 향후 수출 회복세는 지속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