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상업용 건물 공급은 증가한 반면 수요는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현상은 단순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소비 침체를 넘어 온라인 시장 활성화 등 다른 구조적인 요인이 있는 것라는 분석이다.
10일 서울연구원 연구보고서 '서울시 상업공간 수급현황과 입지행태 변화'에 따르면 서울의 상업공간은 2000년 5000만㎡에서 2019년 8000만㎡로 20년간 약 60% 증가했다.
반면 상업공간 수요는 감소세다. 오프라인 점포의 소매지출액을 적용해 환산한 상업공간 소요 면적이 2014~2016년 사이 매년 각각 8.8%, 15.1%, 14.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업공간 수요 감소에는 온라인 시장 급성장, 서울 인구 감소, 노년 1~2인 가구 증가, 저성장 기조에 따른 가구 가처분소득 감소와 소비 침체 등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현 추세와 수요 감소 요인을 고려하면 2045년 소매점의 상업공간 수요는 2020년 현재의 절반에 못 미칠 것이라고 연구원은 예상했다.
연구진은 이런 현상을 코로나19 여파로만 해석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코로나19 이전부터 이미 공급량이 수요 변화에 비해 많아졌거나 수요량이 공급량보다 줄어들어 시장의 균형이 깨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또 앞으로 코로나19가 소비 활동에 미치는 영향이 없어지더라도 비대면 구매의 편리함을 체감한 소비자들이 쉽게 오프라인으로 돌아설 가능성은 적다고 관측했다.
연구진은 "상업시설은 시장 원리가 작동하는 재화 시장으로 여겨 부동산 영역에 맡겨둔 지 오래"라며 "수요에 대응해 좀 더 유연한 활용이 가능한 형태로 계획 체계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