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산의 고육지책, 반도체 품귀에 맞춤용 칩 대신 범용품으로

입력 2021-11-18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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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1대당 들어가는 반도체 중 10% 범용칩으로 교체 예정
스즈키·마쓰다·스바루도 설계 검토 착수
반도체 공급난 2023년까지 이어질 전망

▲닛산의 영국 선덜랜드 공장에서 자동차들이 생산되고 있다. 선덜랜드/AP뉴시스
▲닛산의 영국 선덜랜드 공장에서 자동차들이 생산되고 있다. 선덜랜드/AP뉴시스
일본 자동차업체 닛산이 세계적인 반도체 품귀현상에 고육지책으로 자동차 설계 일부 변경을 검토하고 나섰다.

18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닛산은 브레이크와 속도계 움직임을 제어하는 기판 설계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회사는 회로를 변경해 지금까지는 특수 마이크로컴퓨터 반도체 한 종류가 담당했던 기능을 두 종류 이상의 일반 반도체로 대체할 수 있도록 개조할 방침이다. 즉 수주 증가로 반도체 제조사들의 대응이 어려운 특별 주문 반도체만을 고집하지 않고 산업기기에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반도체로 대체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닛산 자동차의 기판상에서는 한 종류의 특별주문 반도체가 들어가는데, 해당 반도체 조달이 어려워질 경우 자동차 생산 자체가 중단된다. 이에 여러 종류의 반도체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생산 병목현상을 방지하고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고 닛케이는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자동차 1대에는 400~500개의 반도체가 들어가는데, 닛산은 당장 10% 정도를 조달하기 쉬운 범용 제품으로 교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미 일본 내 경쟁업체인 스즈키와 마쓰다, 스바루도 조달이 쉬운 반도체로 교체하는 방향으로 설계 일부를 변경하기 시작했다.

글로벌 반도체 부족 현상은 올해 봄부터 뚜렷해지기 시작했다. 주요 자동차 업체들도 반도체 확보 어려움으로 감산을 면치 못했다. 반도체 부족난이 서서히 해결되고는 있지만, 여전히 공급이 충분치 않은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공급 부족이 최대 2023년까지 갈 것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업체 대부분이 전기차를 주력 사업으로 밀기 시작하면서 반도체 공급난이 쉽사리 해결되지 않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통상적으로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보다 반도체 투입량이 2배가 넘는다.

이에 자동차 업계는 물론 산업계 전반이 설계 자체를 재검토하는 등 중장기적인 반도체 부족 대응을 위한 전략 수립에 나서고 있다. 후지쓰 가전 자회사 후지쓰제너럴도 상대적으로 조달이 쉬운 반도체를 사용할 수 있도록 에어컨 기판 설계를 재검토하고 있다. 회사는 다양한 모델에서 공통으로 사용할 수 있는 부품을 적용해 반도체 구매 종류를 줄인다는 계획이다. 반도체 장비 전문업체 디스코는 장비마다 50종가량 사용하는 제어용 반도체를 4종으로 줄이기 위한 준비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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