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월세를 낀 부동산 거래 비중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아파트값과 전셋값이 크게 늘자 이를 감당하지 못하는 임차인들이 월세로 바꾸면서다. 월세 거래 증가에 가격도 오르고 있어 서민들 주거비 부담이 커지고 모습이다.
14일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서울에서 체결된 아파트 전·월세 전체 거래량은 1만3880건이다. 이중 월세가 조금이라도 낀 거래량은 5833건으로 전체 거래량의 42.02%를 차지했다. 이는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11년 이래 가장 높다.
특히 2020년 7월 새로운 임대차법 시행 이후 월세 거래가 큰 폭으로 늘기 시작했다.
이 비율은 2020년 상반까진 20%대를 유지했지만 새 임대차법이 시작된 7월 이후 매달 30%대 이상을 기록했다. 지난해 8월(41.28%), 10월(40.27%)에 40%대를 넘어섰고, 지난달 최고치를 경신했다.
임대차법 시행 이후 전셋값이 급등하자 이를 감당하지 못한 임차인들이 월세로 전환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종합부동산세(종부세)가 크게 오르자 세 부담을 느낀 임대인들이 전세를 월세로 돌려 부담을 줄이려는 시도도 늘어났다.
월세 거래가 늘면서 가격도 증가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도곡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아파트 전용면적 84㎡ 형은 지난달 27일 보증금 14억5000만 원, 월세 130만 원에 월세 계약이 체결됐다. 이 가구의 직전 거래는 보증금 12억 원, 월세 120만 원이었다. 보증금과 월세가 각각 2억5000만 원, 10만 원 늘어난 셈이다.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가격은 124만1000원이다. 전년 동기(2020년 11월) 112만2000원 대비 10.6% 상승했다.
특히 올해 7월부터 새로운 임대차법 시행 2주년이 지나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한 매물이 시장에 다시 나오는 만큼 월세 거래도 늘고, 가격도 크게 오를 공산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임대차법 시행 이후 월세 거래가 늘고 가격이 뛰었다”며 “특히 올해는 7월부터는 계약갱신청구권이 만료된 가구들이 몸값을 키워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