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고용의 질’ 악화가 가파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을 전후해 정규직 비중이 급격히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투데이가 15일 통계청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30대 고용률은 76.0%로 코로나19 유행 전인 2019년보다 0.7%P 축소됐다. 취업자 중 임금근로자 비중은 85.5%에서 85.3%로 0.2%P 낮아졌다. 고용의 양적 측면에서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에 근접한 모습이다.
취업자가 552만9000명에서 525만7000명으로 27만2000명 급감했지만, 여기에는 고용 외적으로 인구효과가 반영됐다. 30대는 727만3000명에서 698만4000명으로 28만9000명 줄었다.
그런데 30대 임금근로자 중 계약기간 정함이 없는(비기간제) 상용직·전일제 근로자(이하 전일제 정규직) 비중은 64.9%로 코로나19 유행 전인 2019년(68.3%)보다 3.4%P 축소됐다. 상용직은 계약기간이 1년 이상인 임금근로자, 전일제는 주 취업시간이 36시간 이상인 근로자다. 고용률과 임금근로자 비중은 유지됐는데, 임금근로자 중 전일제 정규직 비중만 축소된 것이다.
취업시간·계약기간·종사상지위별 30대 임금근로자 비중을 보면, 2019년과 비교해 계약기간 정함이 없는 상용직·단시간(0~35시간) 근로자(이하 시간제 정규직)가 7.7%에서 10.3%로 2.6%P 확대됐다. 시간제 정규직이 늘어난 건 주 52시간제 시행에 따른 사회 전반적인 근로시간 감소와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한 무급휴직·유연근무 등 확대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비정규직에 해당하는 기간제와 임시직·일용직 비중도 2019년 대비 확대됐다. 전일제인 임시직·기간제는 6.0%에서 7.3%로 1.3%P, 시간제인 일용직·비기간제는 0.7%에서 1.1%로 0.4%P, 시간제인 상용직·기간제는 1.3%에서 2.0%로 0.7%P 각각 커졌다. 이는 기존 전일제 정규직의 일부가 코로나19 유행을 계기로 비정규직으로 이동했음을 의미한다.
30대 비정규직화 배경 중 하나는 도·소매업 부진에 따른 산업 이동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30·40대가 많이 취업하는 산업이 도·소매업인데, 산업구조 변화와 코로나19 유행으로 계속 안 좋은 상황”이라며 “30대는 산업 이동이 많았는데, 그 과정에서 종사상 지위가 변경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취업 연령이 늦어지면서 30대에 진입한 계층이 아직 정규직 일자리를 못 얻었을 가능성도 있고, 근로계약서를 쓰는 비중도 높아지고 있다”며 “한 요인으로 종사상 지위가 달라졌다기보단, 종합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