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슨모터스와 쌍용차가 인수ㆍ합병(M&A) 본계약을 맺었지만,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 본계약 체결 이전 자금 운용 사전 협의 여부를 두고 이미 갈등을 빚은 양사는 이번엔 관리인 선임을 두고 재차 의견 충돌을 빚고 있다.
23일 법조계와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에디슨모터스는 이달 10일 서울회생법원에 공동 관리인 선임 신청서를 제출했다. 전기차 시장과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관리인이 추가돼야 한다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디슨모터스는 자사 임원인 이승철 부사장을 제3자 관리인으로 선임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현재 법정관리인은 정용원 쌍용차 기획관리본부장이 맡고 있다. 에디슨모터스는 원활한 인수를 위해 쌍용차 출신인 이 부사장을 최근 영입했다. 쌍용차에 엔지니어로 입사한 이 부사장은 구매기획 담당 상무를 거쳤고, 쌍용차 퇴직 이후 중국 지리차에서 임원으로 일했다.
하지만, 쌍용차는 법원에 반대 의견을 냈다. 인력이 필요하다면 별도 허가를 통해 채용하면 되기 때문에 관리인을 추가로 선임할 필요가 없다는 논리다. 또한, M&A가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쌍용차 외부인사가 관리인을 맡는 것은 기술 유출 우려 등이 있다는 우려도 덧붙였다.
법원이 관리인 추가 선임을 승인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다만, 에디슨모터스가 강력하게 공동 관리인 선임을 요구하고 있어 법원이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관리인 선임이라는 이유를 두고 대립하고 있지만, 사실상 운영자금 활용 전 사전 협의 여부를 두고 벌인 앞선 대립의 연장선으로 분석된다. 앞서 에디슨모터스는 쌍용차가 운영자금 500억 원을 활용하기 전에 사용처를 사전 협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쌍용차는 인수가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사전 협의할 이유가 없다고 맞섰다. 양사는 결국 별도의 업무협약을 통해 운영자금 사용처를 사전 협의하기로 합의하고, 본계약을 체결했다.
공동 관리인 선임과 자금 사용처 사전 협의 요구는 모두 쌍용차 현 경영진의 능력을 에디슨모터스가 불신하며 비롯됐다. 에디슨모터스는 쌍용차 정상화를 위해 내연기관차뿐 아니라 전기차 개발에도 속도를 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인수 절차가 종료되기 전부터 미리 에디슨모터스의 기술력을 활용해 쌍용차가 전동화로의 체질 개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쌍용차가 사실상 인수자로 확정된 에디슨모터스에 비협조적으로 나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내놓는다. 에디슨모터스 관계자는 "쌍용차 경영진을 못 믿기 때문에 공동 관리인 선임을 신청한 것이다. (그들이) 협조도 안 하고, 회사를 망쳐놓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