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ㆍ고령층이 퇴사한 후 1년 안에 정규직으로 재취업하는 비율은 9%에 그친다는 분석이 나왔다.
25일 한국경제연구원은 ‘중ㆍ고령층 재취업의 특징 및 요인 분석과 시사점’ 연구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한경연이 OECD 회원국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한국은 중ㆍ고령층으로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고용률 순위가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40~44세, 45~49세 고용률은 OECD 평균보다 낮은 수준이며, OECD 내 순위도 각각 31위, 29위를 기록했다. 반면 50~54세 고용률은 76.4%로 OECD 평균인 75.7%를 웃돌았고, 연령층이 올라갈수록 OECD 내 순위도 지속해서 상승했다. 한국은 65~69세 고용률이 OECD 중 2위, 70~74세 고용률은 1위를 기록했다.
높은 고용률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고령층은 빈곤율도 OECD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OECD 국가 간 비교가 가능한 2018년 기준 한국의 고령층 빈곤율은 66~75세(34.6%)와 76세 이상(55.1%) 모두 OECD 조사대상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이는 한국의 고령층이 높은 노동시장 참여율에도 불구하고 퇴사 후 재취업 일자리의 질이 낮기 때문이다. 한경연이 한국노동패널을 사용한 분석 결과, 퇴사 시 연령이 55~74세인 중ㆍ고령층의 1년 내 재취업 비율은 45.3%, 5년 이내 재취업하는 비율은 67.6%인 것으로 조사됐다. 퇴사 시 연령이 65~74세인 경우에도 55.4%는 5년 이내 재취업했다.
그러나 퇴사 후 1년 내 재취업 시 연령별 재취업 일자리를 분석한 결과, 25~54세는 정규직 재취업률(32.5%)이 비정규직 재취업률(20.8%)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55~74세는 정규직 재취업률(9.0%)이 비정규직 재취업률(23.8%)에 크게 못 미쳐 재취업 일자리의 질 저하가 심각한 것으로 분석됐다.
중ㆍ고령층의 재취업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분석한 결과 고학력일수록, 남성일 경우, 직업훈련 참여자, 퇴사 시 임금근로자로 일했을수록 정규직 재취업 가능성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정규직으로의 재취업은 상대적으로 학력 수준이 낮을 경우, 자산소득이 없으면, 이전 직장에서 임금근로자일 경우 확률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유지성 한경연 연구위원은 “고령층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서 정규직에 대한 고용 보호를 완화하고 비정규직에 대한 규제도 완화하는 등 고용의 유연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면서 “호봉제 중심의 임금체계를 직무급ㆍ성과급 임금체계로 개편하고 임금피크제의 확산을 통해 중ㆍ고령층의 고용 유지 혹은 확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