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으로 마구잡이 쇼핑 후 반품하는 경우 많아
2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미소매업협회(NRF)를 인용해 지난해 반품액이 7610억 달러(약 910조 원)로 전년 대비 78% 폭증했다고 보도했다.
전체 소매판매 중 반품 비중은 16.6%로 2020년의 10.6%에서 높아졌다. 특히 최대 성수기인 11~12월 연말 쇼핑 기간 반품액은 50% 이상 늘어난 1580억 달러에 달해 같은 기간 쇼핑 판매 증가율(14.5%)을 크게 웃돌았다.
반품이 늘어난 주범으로는 온라인 쇼핑이 꼽힌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기간 미국인들이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에서 훨씬 많이 주문한 탓에 반품도 함께 늘어난 것이다. 온라인 쇼핑 반품액은 2180억 달러로 집계됐는데 전체 온라인 판매액의 5분의 1이 넘는 규모다.
또 온라인 쇼핑은 소비자가 직접 정확한 제품을 찾아 구매하는 오프라인 쇼핑과 달리 구매 후 상품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반품될 가능성이 훨씬 더 크다. ‘브라케팅(한 번의 촬영으로 여러 장의 사진을 담는 기능)’처럼 상품을 경험하기 위해 다양한 크기나 스타일의 품목을 여럿 주문해보는 새로운 쇼핑 습관 역시 반품 증가에 한몫한다고 FT는 설명했다.
문제는 반품 과정에서 드는 비용이 고스란히 소매업체에 부담된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미국에선 반품 배송이 무료로 진행되는 터라 소규모 업체는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마크 매튜 NRF 애널리스트는 “우린 변덕스러운 시대에 살고 있다”며 “이러한 현상은 이윤 창출이 어려운 기업에 특히 문제가 된다”고 지적했다.
반품 비용도 오름세다. 온라인 반품 처리업체 옵토로에 따르면 올해 반품을 처리하는데 드는 평균 비용은 판매가의 66%로 추정되는데, 1년 전 59%에서 증가한 수치다.
이런 상황에도 기업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반품을 수용하고 있다. 공급망 솔루션 기업 리퀴디티서비스의 빌 앙그릭 최고경영자(CEO)는 “오히려 고객 충성도를 놓고 경쟁하는 게 중요해지면서 더 많은 소매업체가 관대한 반품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