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 우려, 채권형펀드 자금이탈…6개월만 4.4조 증발

입력 2022-02-17 14:44 수정 2022-02-17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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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통화 긴축 기조의 여파로 채권 금리가 치솟으면서 채권형 펀드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6개월 새 4조4000억 원 규모가 빠져나간 데 이어 추가 이탈 가능성도 점쳐진다.

1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애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국내 채권형 펀드는 올해 초 이후 4255억 원이 감소한 약 29조6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해외 채권형 펀드에서는 2366억 원이 순유출됐다. 올해 들어 채권형 펀드에서 6621억 원이 빠져나간 것이다.

범위를 넓히면 자금 이탈 규모는 눈덩이 처럼 불어난다. 최근 6개월간 국내 채권형 펀드 3조6942억 원, 해외 채권형 펀드 7441억 원이 순유출되면서 총 4조4383억 원 규모의 금액이 증발했다. 같은 기간 주식형 펀드가 자금 유입이 꾸준히 이어지면서 12조5273억 원 (국내 6조4238억 원·해외 6조1035억 원)이 순유입된 것과 대조된다.

과도한 자금 이탈의 원인은 금리 인상에 따른 펀드 수익률 부진으로 풀이된다. 금리가 상승하면 채권값이 하락하면서 채권 펀드의 수익률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최근 6개월 평균 수익률은 국내 채권형 펀드가 -0.96%, 해외 채권형 펀드가 -3.50%로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최근 1년 평균 수익률(국내 -0.69%·해외 -2.81%) 대비 악화됐다.

국내외 채권 금리는 동반 상승 추세다. 국내 3년물 국고채 금리는 7년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4일 3년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 대비 0.4bp(1bp=0.01%) 오른 2.347%를 기록했다. 2014년 9월23일 2.350%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 15일(현지시간) 2.04%로 거래를 마치면서 지난해 연초 전고점인 1.70%를 넘어섰다. 이는 2019년 11월 이후 최고치다.

증권가에선 추가 상승 가능성도 거론된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국내 국채 3년 금리를 예측하는 시장 내재 시나리오 지표는 향후 채권금리 상승 국면가능성을 시사한다”며 “단기적인 국채 3년 트레이딩 범위 2.20~2.35%에서 채권 금리 상승 국면 전개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리 인상에 따른 채권 펀드 자금 이탈이 지속되면 환매 중단 사태까지 부를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에릭발츄나스(Eric Balchunas) 블룸버그 ETF 애널리스트는 전날 블룸버그 오피니언을 통해 “주류 채권 뮤추얼 펀드의 잠재적인 하향 나선이 시작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며 “채권펀드 유출이 계속되면 가속화 돼 궁극적으로 개인 투자자의 환매 중단과 패닉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어 “이러한 하향 추세는 채권 시장의 유동성을 고갈시키기 시작한다”며 “궁극적으로 펀드가 상환을 중단해야 하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과거 금리 인상 사례와 비교하면 1990년대와 2016년 두가지로 결말이 나뉜다. 1990년대는 채권 펀드에서 자금 이탈이 진행된 반면 2016년엔 초기 이탈이 하반기 부터 안정화 됐다. 채권형 펀드가 더 유출되거과 서서히 안정될 가능성이 상존하는 것이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1994년 금리인상은 예고없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채권에서 주식으로 투자자금 이동이 본격화 됐고 199년 금리 인상 시기에도 글로벌 유동성은 금리 인하가 시작될때까지 자금유출이 지속됐다”며 “2016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으로 초기엔 자금이 빠져나가기 시작했으나 하반기부터는 채권펀드와 주식펀드로 유입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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