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31일 증산 여부 논의...미국 증산 요구 받아들여지지 않을 듯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가 산유국 협의체인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에서 러시아를 퇴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수하일 마즈루아이 UAE 에너지부 장관은 29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다른 어떤 나라도 러시아의 에너지 생산량을 대체할 수 없으며 정치 문제가 에너지 시장을 움직이려는 행위를 막기 위한 노력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날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실이 두바이에서 주최한 제6차 글로벌 에너지 포럼에 참석한 마즈루아이 장관은 "오늘날 누가 러시아를 대체할 수 있나. 1년, 2년, 3년, 4년, 심지어 10년 안에 1000만 배럴이란 생산량을 대체할 수 있는 국가는 생각할 수 없다"면서 "러시아는 언제나 OPEC+의 일부가 될 것이며 우리는 그들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유일한 임무는 원유 시장의 안정이기 때문에 우리는 정치화될 수 없다"며 "특정 국가의 퇴출은 에너지 가격 상승을 불러올 것이고, 이는 소비자들이 원하는 일이 아니다"라며 말했다.
압둘아지즈 빈살만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은 이날 두바이에서 열린 '세계정부정상회의'(WGS)에 참석해 우크라이나 침공 책임을 물어 OPEC+가 러시아를 퇴출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압둘아지즈 장관은 "산유국들은 OPEC 회의장 문밖에 정치를 두고 들어온다"며 원유시장을 정치화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런 문화가 OPEC에 존재하지 않았더라면, 우리는 한때 이라크나 이란과 함께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에 제재를 가한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은 사우디와 UAE에 증산을 촉구해왔다. 하지만 마즈루아이 장관은 러시아가 증산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OPEC+ 회원국은 31일 화상 회의를 통해 증산 규모를 결정한다. 외신들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가 향후 추가로 증산할 가능성이 작다고 전했다. OPEC+는 지난해 8월부터 매달 하루 40만 배럴씩 증산하기로 합의했다. 이후 유가가 고공행진 하자 추가 증산 압박을 받았지만, OPEC+는 증산 규모를 계속 유지해 왔다.
한편, 두 산유국은 원유 시장 불안의 원인으로 예멘 반군 후티(자칭 안사룰라)와 그들을 지원하는 이란을 지목했다. 예멘 반군은 지난 1월 UAE 아부다비의 석유 시설을 무인기(드론)와 탄도미사일을 동원해 공습했고, 지난 21일에는 사우디 아람코 석유 시설을 동시다발적으로 공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