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시장의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연준의 고강도 긴축과 가파른 물가 상승세를 고려하면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속도도 빨라질 가능성이 커졌다.
5일 이투데이가 국내 증권사의 PB(프라이빗뱅커)들에게 금리 인상기 자산관리 전략에 대해 문의한 결과, 전문가들은 대출은 하루빨리 상환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처를 찾는 게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정세호 한국투자증권 GWM센터 PB팀장은 “만약 빚을 내서 투자하고 있다면 반등이 나타나는 구간에서 비중을 축소하고 대출을 상환해야 한다”며 “과거처럼 유동성 장세가 아니기 때문에 탄력적으로 수익이 나기 어렵고, 이자 부담도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백혜영 하나금융투자 분당WM센터 부센터장 역시 “연준이 금리 인상을 서두르는 이유는 지금이 단순한 인플레이션이 아니라 ‘초 인플레’ 국면이기 때문”이라며 “대출은 하루빨리 상환하고, 금이나 유가 등 인플레이션 헤지(위험회피) 할 수 있는 것들만 가져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 부센터장은 “올해는 원화가 계속 약세를 보이면서 1300원까지도 열려 있다고 본다”며 “안정적인 투자자는 달러만 들고 있거나 달러로 된 금, 유가, 천연가스 상장지수펀드(ETF)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시장의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는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처를 찾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뒤따랐다.
정화삼 신한PWM강남파이낸스센터 센터장은 “과거 유동성 장세처럼 모든 자산가치가 함께 상승하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기대수익률을 낮추고 안정적으로 운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만약 레버리지로 투자하고 있다면 대출금리 이상으로 추가적 수익이 나긴 어려운 상황이라 레버리지를 줄이는 형태로 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낙폭이 컸던 성장주를 눈여겨봐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정세호 팀장은 “반도체 섹터에서 엔비디아, AMD 등은 실적이 양호한데 하반기 업황 둔화 우려로 과하게 조정받은 부분이 있다”며 “최근 낙폭이 컸던 성장주를 단기 트레이딩 관점에서 투자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정화삼 센터장은 “인플레이션이 잦아들면 성장률 대비 과하게 조정받았던 섹터 위주로 매수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며 “1순위는 반도체 섹터로, 물가가 꺾이는 모습이 확인되는 시기인 6~8월 전까지는 분할 매수 전략이 나쁘지 않겠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