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곡물수출 협상 타결...글로벌 식량난 완화하나

4자 협상 타결...22일 이스탈불서 서명 예정
곡물 운송선 이동 시 러시아 공격 중지키로
현재 오데사항에 곡물 2000만t 묶여있어
최종 서명할 때까지 안심할 수 없다는 지적도

▲터키 이스탄불에서 14일(현지시간) 터키와 우크라이나, 러시아, 유엔 대표단이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관련 4자 회담을 진행하고 있다. 이스탄불/신화뉴시스

흑해 항로를 통해 우크라이나 곡물을 수출하기 위한 우크라이나, 러시아, 튀르키예(터키)와 유엔의 협상이 타결됐다.

21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에 따르면 이날 튀르키예 대통령실은 22일 오후 이스탄불 돌마바흐체 궁전에서 협상 참가 4개 대표단이 모여 유엔이 제안한 곡물 수출 합의문에 서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서명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우크라이나 외무부도 BBC에 "유엔 주도로 곡물 수출봉쇄 해제 관련 회담이 22일 열릴 예정이며 합의문 서명이 이뤄질 수도 있다"고 확인했다.

앞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유엔, 튀르키예 대표단은 지난 14일 이스탄불에서 4자 협상을 열고 흑해 항로의 안전보장 조정센터 설립과 함께 곡물 수출입 항구에 대한 공동 통제 원칙에 합의한 바 있다.

BBC에 따르면 이번 합의안에는 우크라이나 곡물 운송선이 이동 중에는 러시아가 공격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운송선이 오데사항 기뢰 부설 해역을 통과할 수 있도록 우크라이나 함정이 항로를 인도하도록 하고, 이 과정에서 터키가 유엔의 지원을 받아 우크라이나 선박의 검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는 곡물 수출 과정에서 우크라이나가 무기를 밀입해올 수 있다는 러시아의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조치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세계 주요 밀 수출국이다. 현재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침공 이후 흑해가 봉쇄되면서 2000만t이 넘는 곡물의 수출길이 막힌 상태다. 유엔과 터키는 식량 위기에 대한 세계적인 불안이 고조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재개를 위한 두 달여 간 중재를 해왔다.

현재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침공 이후 흑해가 봉쇄되면서 최소 2000만t이 넘는 곡물의 수출길이 막힌 상태로, 아프리카와 중동 등 주요 수입국을 비롯해 세계적으로 식량난이 고조되고 있다. 유엔과 튀르키예는 이 같은 상황을 해결하고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협상을 중재해왔다.

그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항구를 봉쇄하고 있다는 사실을 부인하며 서방의 대러 제재에 대해 비판해왔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해군이 곡물 수출을 막는 동시에 곡물을 약탈하고 있다고 비판해왔다.

'유럽의 빵 바구니'로 불리는 우크라이나는 매년 4억 명을 먹일 수 있을 만큼 식량을 생산한다. 우크라이나는 세계 해바라기 씨 기름 생산의 42％, 옥수수의 16％, 밀의 9%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막판까지 긴장 늦출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이날 터키, 유엔, 우크라이나까지도 곡물 수출 협상 타결 소식을 확인했지만 러시아는 이에 대해 아무런 입장을 내지 않았다.

한편, 미국은 이날 협상 타결 소식을 반기면서도 러시아의 합의 이행을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환영할 만한 진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애초에 이런(항구 봉쇄로 곡물 수출을 할 수 없는) 상황에 있지 말았어야 했다"면서 "식량을 무기화하려는 러시아의 의도적인 결정이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