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개발 기업으로 도약을 꿈꾸는 국내 중소 제약사들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파이프라인 발굴에 힘을 쏟고 있다.
26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 중소 제약사들은 최근 AI 플랫폼 기술을 통한 신약 후보물질 발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신약 개발의 불확실성과 시간,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것은 물론 우수한 후보물질을 효과적으로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중소 제약사들에게 주목받고 있다.
삼진제약은 지난 23일 AI 신약개발 기업 심플렉스와 공동연구 협약을 체결했다. 삼진제약이 현재 검토 중인 다양한 약물 타깃을 심플렉스에 제안하면, 심플렉스가 신약 후보물질 발굴 플랫폼 'CEEK-CURE'를 적용해 개발 가능성이 큰 후보물질을 신속히 확보할 계획이다. 이렇게 해서 도출한 신약 후보물질의 지적재산권은 양사가 함께 갖고, 상용화에 필요한 실시권은 삼진제약이 독점적으로 보유하게 된다
삼진제약은 이수민 연구센터장의 합류 이후 오픈 이노베이션 기회를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SK케미칼 오픈이노베이션 팀장을 역임한 이 센터장의 이력이 이번 협력에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회사 관계자는 "암, 면역항암, 섬유화질환을 중점으로 치료 물질을 발굴하고자 한다"면서 "특히 기존에 저분자 화합물로 공략하기 어려웠던 새로운 타깃 단백질들을 표적하는 신규 물질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동제약은 혁신신약 파이프라인 확보를 위해 인세리브로와 손잡았다. 인세리브로는 양자역학 계산 기술을 적용해 후보물질의 약물친화도와 적중률을 높여주는 독자 플랫폼 기술 마인드(MIND)를 보유하고 있다.
마인드는 AI 기술에 분자역학 모델링을 양자역학 방식으로 개선한 QM/MM 도킹 기술을 접목, 인체 내 단백질과 약물 간 상호작용이 활발한 혁신신약의 개발이 가능하다.
올해 6월 체결한 계약에 따라 인세리브로는 이런 양자역학 기반 분자 모델링 기술 및 AI 플랫폼을 단백질-화합물 결합 예측에 적용하고 선도물질과 후보물질을 도출한다. 경동제약은 후보물질에 대한 초기 약효평가에서부터 비임상, 임상 등 후보물질 검증 전반과 신약개발의 인허가, 생산 등의 역할을 맡는다.
소화기 질환 신약에 주력하고 있는 팜젠사이언스는 서울대학교생명공학공동연구원과 AI 신약개발 플랫폼 ‘PGS 엑셀러(PGS Acceler)’를 구축했다. 이는 인공지능과 분자모델링을 결합한 소화기 신약개발 플랫폼으로, 약물이 표적기관인 소화기에만 작용해 불필요한 전신부작용을 최소화되도록 설계된다.
팜젠사이언스는 플랫폼 기술을 현재 개발 중인 소화기 신약에 접목, 차별화된 제품을 개발하겠단 계획이다. 황대희 서울대 교수(생물정보연구소장)와 김선 서울대 교수(컴퓨터공학부 생물정보 및 생명정보연구실)가 참여해 빅데이터와 AI 전문가가 협력한다는 점에서 우수한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