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몇 주 새 펠리컨 5500마리 집단 폐사
미국, AI로 올해 5054만 마리 죽어 2015년 최고치 경신
![▲페루 리마의 산타마리아 해변에서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방역 관계자들이 죽은 펠리컨 사체를 치우고 있다. 리마/AP연합뉴스](https://img.etoday.co.kr/pto_db/2022/12/20221201140924_1825608_1200_800.jpg)
지난달 30일(현지시간) BBC방송에 따르면 에콰도르 정부는 고병원성 H5N1 AI 발생에 동물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에콰도르 보건부는 성명에서 “발병 지역 내 조류 약 18만 마리가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살처분될 예정”이라며 “향후 90일 동안 질병 영향권 내 농장에선 새와 암탉, 계란 등 조류와 부산물 이동이 금지된다”고 밝혔다.
다만 현 상황이 국민 건강에 위협이 될 정도는 아니라면서 시중 유통 중인 계란과 닭고기 섭취에 대한 안전을 보장했다. 보건부는 “검출된 전염병에 감염된 조류는 전체의 0.15%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에콰도르엔 현재 1810개의 가금류 농장이 있고 농업이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23%를 차지하고 있어 AI가 경제에 미치는 피해도 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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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에선 최근 몇 주 사이 해변에서 5500마리가 넘는 펠리컨이 죽은 채 발견됐다. 생물학자들은 올해 AI 변이로 인해 지금까지 사망한 펠리컨이 1만3000마리가 넘는 것으로 추정한다.
페루 정부도 AI 확산을 막기 위해 보건 경보를 내리고 조류 사체를 직접 취급하지 말 것을 시민들에게 당부했다.
미국에서도 이틀 전 심상치 않은 AI 사례가 보고됐다. 미 농무부는 올해 들어 기록적인 AI로 조류 5054만 마리가 죽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2015년 최고치를 경신한 수치다. 또 40개 넘는 주에서 질병이 보고됐는데, 이는 이전 발병의 두 배를 넘는 규모다.
농무부의 로즈마리 시포드 최고 수의학자는 “야생 조류가 이동하면서 AI를 전국에 계속 퍼뜨리고 있는 만큼 국내 양 떼나 야생 조류와의 접촉을 막는 게 가금류를 보호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미 당국 역시 AI가 인체에 미칠 위험은 낮게 보면서도 만약을 대비해 야생조류가 많은 곳이나 가금류 축사 인근 거주자 등 조류와 접촉하거나 그럴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에게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성명에서 “인간 전염 사례는 드물지만, 바이러스가 사람의 눈이나 코, 입에 들어가게 되면 이후 물방울이나 먼지와 같은 공기 중으로 퍼질 수 있다”며 “전염병은 야생 환경에만 적용되는 게 아니라 잠재적으로는 애완용 새를 기르는 가정환경에도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03년에서 지난달 3일까지 AI가 조류에서 인간으로 전염된 사례는 총 868건으로, 이 중 456명이 사망했다. 감염 증상으로는 눈 충혈과 가벼운 감기, 폐렴, 호흡곤란 등 다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