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증가하나 공급망 문제로 의약품 부족한 상황
우크라 전쟁으로 에너지 가격 급등해 비용 부담도 커져
유럽 전역이 항생제 부족을 겪고 있다. 의약품 수요는 증가하는데 제조업체들은 공급망 문제와 씨름하고 있다고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아목시실린, 세팔로스포린 등 널리 사용되는 항생제가 부족해지면서 정부와 의료계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프랑스 보건당국은 지난달 “내년 3월까지 아목시실린 부족이 지속될 수 있다”며 “아목시실린 처방을 자제해달라”는 경고문을 발표했다. 당국은 프랑스 뿐만 아니라 유럽 전역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벨기에 보건당국도 아목시실린 생산 지연으로 내년 1월까지 부족 사태가 이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세팔로스포린 계열의 항생제인 진나트는 내년 3월까지 부족할 전망이다.
항생제 부족에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WSJ는 설명했다.
우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규정이 해제되면서 감염이 늘어 수요가 반등했다.
또 고강도 봉쇄를 이어온 중국의 여파로 의약품 재료, 포장 및 기타 부품 공급이 지연되고 있다.
스위스 제약사 산도즈는 뚜껑과 다른 부품을 구하지 못해 주문 처리가 지연되고 있다고 밝혔다.
게다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 요금이 오르면서 제약사들의 비용 상승을 압박하고 있다. 일례로 네덜란드 제약사 센트리엔트의 생산 시설은 에너지 요금이 8배나 뛰었다.
그러나 제약 제조업체들은 특허 기간 만료나 일부 약물에 가격 상한선을 부과하는 유럽 의료 시스템으로 인해 가격에 비용을 반영하는 데 한계가 있따.
렉스 클레멘츠 센트리엔트 최고경영자(CEO)는 “우리 같은 의약품 제조업체들의 과제는 비용은 증가하는데 가격 인상분을 고객에게 전가할 수 있는 여지가 적다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국립약국협회는 “도매업자들은 의약품이 곧 보충될 거라고 말하지만, 그게 언제 인지는 알 수가 없다”고 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