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부터 휘발윳값이 100원 오를 전망이다. 정부가 휘발유 가격이 안정적이라고 판단하고, 유류세 인하 폭을 줄였기 때문이다. 다만 경유는 국제가격이 불안정한 것을 고려해 인하 기간을 연장했다.
29일 산업통상자원부는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다음 달 1일부터 예정된 휘발유 유류세 일부 환원에 대비한 석유 시장 점검 회의를 개최했다.
정부는 지난 19일 2023년 상반기 탄력세율 운용 방안 발표를 통해 휘발유의 유류세 인하 폭을 현행 37%에서 25%로 축소하기로 했다. 이에 휘발유 유류세가 리터(L)당 516원에서 615원으로 약 100원 올라간다.
이 같은 조치를 진행한 이유는 지난 7월 유류세 37% 인하 후 국내 휘발유 가격이 안정화에 들어섰다는 판단 때문이다. 유류세 37% 인하 전 휘발유 가격은 L당 2144.9원에서 27일 기준 L당 1526.3원으로 줄었다. 약 620원의 가격 인하가 이뤄진 것이다.
경유는 국제가격을 고려해 유류세 인하를 37%로 유지했다. LPG부탄 역시 그대로 적용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국제 경유 가격이 유럽지역의 러시아산 공급감소, 겨울철 난방용 수요 증가 등으로 배럴당 100달러 이상을 유지하고, 국내 경유 가격도 높은 수준이라 유류세 인하를 내년 4월까지 연장했다"고 밝혔다.
유류세 인하 폭을 줄였음에도 휘발유의 탄력세율과 비교하면 가격 인하는 여전히 생긴다. 탄력세율이 L당 820원인 점을 고려하면 205원은 저렴해진다. 경유는 L당 212원, LPG부탄은 73원의 가격 인하가 발생한다.
정부는 인하 폭은 줄였어도 당분간 유류세 인하 자체는 유지할 계획이다. 유법민 자원산업정책국장은 "최근 국내 석유제품 가격이 하향 안정화 추세지만, 유류세 인하분을 고려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국민부담 완화를 위한 가격 안정화 노력이 지속해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류세 인하가 없다면 석유제품 가격은 여전히 높다는 의미다.
유류세 인하 폭 감소에 따른 여파에 대해선 적극적인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유 국장은 "휘발유 수요 증가에 대비해 물량공급을 차질 없이 준비할 계획이다. 환원 이후 급격한 가격 인상을 방지하기 위해 직영, 알뜰 주유소부터 가격 인상을 자제하는 등 업계의 자발적인 협조를 요청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