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권 시장도 ‘찬바람’…올해 서울 분양권 거래량 역대 ‘최저’

입력 2022-12-29 14:27 수정 2022-12-29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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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분양권 거래 63건 그쳐
대출 이자, 분양가 상승 등
매수 심리 꺾이며 타격 심화
“분양권 단기 양도세율 내려도
…거래 활성화 등 영향 제한적”

올해 서울 아파트 분양권 거래가 집계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부동산 시장 침체로 매수 심리가 꺾이면서 투자 수요가 높은 분양권 시장도 타격을 입은 것이다. 전문가들은 분양권 거래절벽이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29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분양권(입주권 포함)은 올해 63건 거래됐다. 이는 2006년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역대 최저치로 월별로 보면 4월(11건)을 제외하고 모두 한 자릿수 거래량을 기록했다. 8월엔 단 한 건도 거래가 이뤄지지 않았다.

서울 아파트 분양권은 2018년만 하더라도 월평균 211건 넘게 거래됐지만, 2020년부터 거래 감소세가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서울 아파트 분양권 거래는 2018년 2532건, 2019년 2114건을 기록한 뒤 2020년 894건, 2021년 264건, 올해 63건으로 점차 쪼그라들고 있다.

분양권 거래 시장이 위축된 이유는 전매제한이 길어진 탓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2020년 9월부터 수도권 및 지방 광역시 등 과밀억제권역과 성장관리권역 민간택지 주택의 전매제한 기간을 청약 당첨자 발표일 이후 6개월에서 소유권 이전 등기 시로 강화했다.

이어진 12·17대책에서 전국 36개 지역을 조정대상지역으로 추가 지정하면서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인 곳이 111곳에 이르게 됐다. 현재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은 조정대상지역에서는 최대 3년, 투기과열지구에서는 최대 5년으로 규정돼 있다.

여기에 높은 대출 이자 부담과 분양가 상승, 집값 추가 하락 우려 등이 맞물려 분양권의 매력이 감소하면서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 마포구 A공인 관계자는 “대출 금리 인상에 따른 잔금 납부 등 자금 조달에 부담을 느끼는 수분양자들이 집을 내놓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매수자 역시 치솟은 아파트 분양가와 세금 부담 때문에 선뜻 매수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거래절벽이 심화하면서 아파트 분양권 호가도 내리고 있다. 수백 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던 주요 인기 단지에서도 분양가보다 저렴한 ‘마피(마이너스 프리미엄)’ 매물이 속속 등장하며 하락 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 전용면적 84㎡형 입주권은 지난해 6월 26억1342만 원에 거래됐다가, 지난달 29일 3억1342만 원 내린 23억 원에 계약서를 썼다.

▲올해 서울 아파트 분양권 거래가 집계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서울 63스퀘어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전경 (이투데이DB)
▲올해 서울 아파트 분양권 거래가 집계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서울 63스퀘어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전경 (이투데이DB)

마포구 아현동 ‘공덕자이’ 전용 114㎡형 분양권은 10월 17억2000만 원에 거래됐다. 이는 6월 19억3800만 원에 거래된 것보다 2억1800만 원 낮은 금액이다.

정부는 내년 대규모 부동산 규제 완화를 통해 분양권과 주택·입주권 단기 양도세율을 1년 미만 70%에서 45%로 낮출 계획이지만 거래 활성화를 꾀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금리 변수가 절대적인 만큼 분양권을 사고팔 때 세금을 덜 매기는 것만으로는 거래량이 늘어나기 어렵다”며 “마피 등장으로 관망세가 이어지면서 미분양도 일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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