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처음으로 포괄임금 오남용에 대한 기획 근로감독에 나선다. 또 취약계층 근로감독 대상에 고령자 다수고용 사업장을 추가해 맞춤형 감독을 진행한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18일 현장 애로·건의사항 수렴차 경기 김포시 SSG닷컴 물류센터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 같은 방향의 ‘2023년도 근로감독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고용부는 올해 감독 물량을 지난해(2만7000개소)보다 확대할 계획이다. 예방·지도 목적의 정기감독은 지난해(2만2000개소)와 비슷한 수준으로 진행한다. 늘어나는 감독 물량은 대부분 기획감독(수시감독) 물량이다. 고용부는 포괄임금 오남용, 임금체불, 부당노동행위, 직장내괴롭힘, 불공정채용 등 5대 불법·부조리에 기획감독 역량을 집중한다. 상반기에는 역대 최초로 포괄임금 오남용에 대한 기획감독을 진행하고, 하반기에도 추가적인 감독을 추진한다.
김초경 고용부 근로감독기획과장은 전날 사전브리핑에서 “포괄임금을 보려면 기본적으로 근로시간을 안 볼 수 없다. 얼마나 연장근로를 했는지, 연장근로 위반은 아닌지, 그만큼 급여가 정확히 지급되고 있는지 본다”며 “장시간 근로를 살펴볼 때 포괄임금 감독도 같이 진행하게 될 것이다. 여기에 대해선 다른 때보다 관심을 많이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조선업 사내 하청업체 등 임금체불 취약 분야에 대해서 ‘체불 근절 기획감독’을 진행하고, 언론·제보 등으로 부당노동행위가 의심되는 사업장을 인지한 경우 선제적으로 직권조사를 실시한다. 직장 내 괴롭힘과 관련해선 보건, 정보기술(IT) 등 취약업종에 대한 집중적인 컨설팅과 함께 소규모 사업장에 대한 노동법 교육 등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 고의·상습 체불, 직장 내 괴롭힘 등 중대한 법 위반으로 사회적 물의를 야기한 사업장에 대해선 무관용 원칙으로 엄정하게 대응한다. 정기감독 면제 사유도 정리한다. 양정열 근로감독정책단장은 “지난해 국정감사 때도 지적이 있어서 일자리 창출기업을 빼기로 했고, 다른 사업도 분야별로 단계가 있으면 아주 우수한 곳만 면제하는 방향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취약계층 보호·지원을 강화한다. 청년, 여성, 외국인 등 계층별 특성에 따라 보호가 필요한 분야를 정해 맞춤형 예방감독을 진행한다. 올해부턴 고령층도 취약계층에 포함해 지역별 취약 분야에 대한 기획감독을 추진한다. 청년층과 고령층에 대한 주된 감독 분야는 각각 최저임금 위반과 연장근로수당 미지급, 휴게시설 미설치와 장시간 근로 등이다.
역량 확보는 숙제다. 감독 물량이 늘어난 만큼 인력이 늘어나지 않아서다. 현재 본부와 전국 지방청·지청 근로감독관은 총 2100명이다. 양 단장은 “인력을 늘려야 하는 건 맞지만 쉽지 않다”며 “일단은 늘려달라는 요청을 더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