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올해 EV9·G90에 HDP 탑재 예정
HDP, 비상시에만 운전자 개입…레벨3 해당
HDP 출시 시 3번째 레벨3 상용화 기업 등극
미래 모빌리티의 핵심인 자율주행 기술을 두고 완성차 업계의 각축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올해 일부 차량에 고속도로자율주행(HDP)을 탑재해 자율주행 분야에서 앞서나갈 계획이다.
24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다음 달 출시를 앞둔 기아 EV9의 상위 트림인 GT라인에 HDP를 적용한다. 기아가 적용할 HDP는 고속도로 및 자동차 전용도로 본선 주행 시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을 잡지 않아도(핸즈오프) 앞차와의 안전거리 및 차로를 유지하며 최고 시속 80km의 속도로 주행하는 기술이다.
HDP는 고속도로와 같은 특정 조건에서 운전자가 개입하지 않아도 되는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이다. 미국 자동차공학회(SAE)가 6단계(레벨 0~5)로 구분하는 자율주행 레벨에서는 3단계에 해당한다. 자율주행 레벨3 차량의 운전자는 비상상황에만 개입하면 된다. 현대차그룹이 이미 선보인 고속도로주행보조(HDA)의 경우 레벨2 수준이다.
현대차그룹은 애초 2023년식 제네시스 G90에 HDP를 적용할 예정이었으나 기술적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이를 연기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 출시될 첫 자율주행 레벨3 차량은 EV9이 될 전망이다.
HDP가 공식 출시되면 현대차그룹은 전 세계 완성차 기업 중 세 번째로 자율주행 레벨3를 상용화한 기업이 된다. 현대차그룹에 앞서 일본 완성차 기업 혼다는 2020년 11월에 일본에서, 독일의 메르세데스-벤츠는 올해 초 미국 네바다주(州에)서 레벨3 기술 승인을 받은 바 있다.
HDP가 예상대로 출시된다면 G90은 올해 말 가장 빠른 자율주행차로 등극할 예정이다. EV9은 시속 80km까지 HDP를 지원하지만 G90의 경우 100km까지 지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은 G90에 적용할 HDP의 최고 속도를 시속 100km 높이기 위해 국토교통부 등 관계 부처와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혼다와 벤츠의 자율주행 기술 역시 HDP와 같은 자율주행 레벨3로 평가받지만 HDP에 비해 속도 제한이 매우 낮다.
혼다의 자율주행 레벨3는 시속 30㎞ 미만 환경에서 자율주행 기능이 작동하며 시속 50km를 넘길 경우 자율주행이 종료된다. 벤츠는 시속 약 64km(40마일)까지만 자율주행 레벨3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 교수는 “자율주행 레벨3의 속도 제한은 각국의 법제도와 관련이 크다”면서도 “현대차그룹이 다른 완성차 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율주행 기술 개발의) 유리한 고지에 서 있다고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