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산업분야서 노사분규 늘어나
임금 격차 커지면서 젊은층 중심으로 불만 고조
대선 주자 셈법도 복잡해져
19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미국 노동부 데이터를 인용해 올해 8월 기준 미국 근로손실일수(노동손실일수)가 410만7900일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근로손실일수는 노사분규가 직접적인 원인이 돼 발생한 사회적 손실을 근로일수로 측정한 지표를 말한다.
미국의 근로손실일수가 400만 일을 넘은 것은 통신 대기업인 버라이즌커뮤니케이션스의 대규모 파업이 있었던 2000년 8월(418만 일) 이후 23년 만에 처음이다.
그만큼 올해 미국 내 노사분규가 잦다는 의미다. 전미자동차노조(UAW)는 지난주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스텔란티스 등 ‘빅3’ 자동차 업체를 대상으로 동시 파업에 들어간 상황이다. UAW가 빅3 업체에서 한꺼번에 파업을 진행하는 것은 1935년 노조 설립 후 처음이다. 이번 파업에 돌입한 공장 근로자 수는 1만2700명이다. UAW는 협상이 길어질수록 파업 대상 공장이 늘어날 것이라고 거듭 경고하고 있다. 이보다 앞서 미 할리우드 양대 노조 작가조합(WGA)과 배우·방송인노조(SAG-AFTRA)는 인공지능(AI)이 배우와 작가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며 3개월째 동반 파업을 벌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근로자 사이에서 파업에 대한 지지도가 높아진 배경으로 포스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 근무 형태나 처우에 대한 노사의 엇갈린 인식 변화를 지목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으로 근로자들의 실질소득이 줄어든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AI와 같은 신기술 등장으로 기존 고용 체계에 대한 근로자들의 불안감이 커지는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근로자들의 불만이 파업이라는 결과로 터져 나오면서 미국 대통령 선거 주자들의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조 바이든 현 대통령은 “기록적인 이익이 노동자들에게 공정하게 분배되지 않았다”면서 자동차 기업 측에 양보를 요구하고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도 다음 주 두 번째 공화당 대선 토론에 참석하는 대신 파업에 나선 UAW 근로자들을 만나기 위해 미시간주를 방문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는 2016년 유세 당시 블루칼라 노동자층을 공략해 대선에 승리한 경험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