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극복을 위한 마지막 기회가 다가오고 있다. 앞으로 5년 이내에 합계출산율을 반등시키지 못하면, 연간 출생아 수 30만 명대 회복도 현실적으로 어려워진다.
12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장래인구추계상 30대 초반(30~34세) 여성은 내년부터 3년간 170만 명대로 증가한다. 에코붐 세대(1991~1996년생)가 본격적으로 30대에 진입하게 돼서다. 에코붐 세대는 2차 베이비붐 세대(1968~1974년생)의 자녀 세대를 뜻한다. 1차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의 자녀 세대인 에코 세대(1979~1992년생)와 일부 겹친다.
특히 1991년부터 1995년까지 5년간은 연간 출생아 수가 70만 명대까지 치솟았다. 당시 극단적인 남아선호사상으로 출생성비(여아 100명당 남아 수)가 110명대 중반에 달했지만, 절대적인 출생아 수가 많았기에 다른 연령대보다 여성이 많다.
이들이 30대 초반에 머무는 향후 5년간은 소폭의 출산율 회복만으로 출생아 수가 큰 폭으로 늘 수 있다. 연령대별 출산율은 31~34세(고점 32세)에 가장 높은데, 2022년 연간 출생아 24만9186명 중 11만4173명(45.8%)이 30~34세 모(母)로부터 태어난 아이였다. 단기간 내 출산율이 가능하다면 향후 5년간은 가임여성 증가 효과로, 이후에는 추세적인 출산율 증가 효과로 연간 출생아 수 30만 명대 회복도 가능해진다.
반대로 비혼·만혼 추세가 이어져 출산율 회복이 지연되면 연간 출생아 수는 장기적으로 20만 명대에 고착화한다. 40세 이후에는 연령별 출산율이 30대 초반의 10분의 1 이하로 떨어진다. 에코붐 세대가 미혼 상태로 40대에 진입하면, 출산율 회복은 큰 의미가 없다. 특히 30대 초반 여성이 2028년 160만 명대, 2032년 150만 명대, 2033년 140만 명대, 2035년 130만 명대로 급격히 줄어든다. 이후에는 10년간 120만 명 안팎에서 정체된다. 뒤늦게 출산율이 올라도 절대적인 30대 초반 여성이 줄어 출생아는 큰 폭으로 늘어나기 어렵다.
이런 상황을 고려하면 당장 내년부터 5년간이 출산율 반등을 위한 마지막 기회다.
우선 올해엔 지난해 혼인 증가 효과로 출생아가 지난해보다 다소 늘 전망이다. 지난해 11월 누계 혼인 건수는 전년 동기보다 2.5% 증가했다. 2010년 이후에는 전년도 혼인 건수와 당해 출생아 수가 강한 상관관계를 보인다. 청약·대출 등 불이익 우려로 임신까지 혼인신고를 미루는 관행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혼인 건수는 혼인신고 기준으로 집계된다.
산술적으로 지난해 연간 혼인 건수가 전년보다 4000여 건 늘면, 올해 연간 출생아 수는 지난해보다 6000~7000명 증가한 23만 명대 중반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