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오전 11시 기준으로 주요 100개 수련병원 전공의 8945명이 근무지를 이탈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29일은 정부가 제기한 전공의 복귀시한이다. 정부는 수련병원 현장을 점검해 업무개시명령 등 위반사항에 대해 법과 원칙대로 대응할 방침이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4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브리핑에서 “2월 29일 11시 기준 100개 수련병원을 점검한 결과, 근무지를 이탈한 전공의는 8945명으로 소속 전공의의 72%에 해당한다”며 “정부는 현장을 점검해 위반사항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의료 현장의 혼란을 초래한 집단행동의 핵심 관계자에 대해서는 엄정하고 신속하게 조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 차관은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을 위반하면 최소 3개월의 면허정지 처분이 불가피다. 3개월 면허정지 처분을 받게 되면 전공의 수련기간을 충족하지 못하게 되므로 전문의 자격취득 시기가 1년 이상 늦춰지게 된다”며 “행정처분 이력과 그 사유는 기록되므로, 향후 각종 취업에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마음을 돌이켜 환자 곁으로 돌아오는 결단을 한 전공의 여러분에게는 용기 있고 잘한 결정이라는 말을 전한다”며 “아직 복귀하지 않은 전공의 여러분은 지금이라도 빨리 환자 곁으로 돌아오는 현명한 선택을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박 차관은 전날 대한의사협회(의협) 주도로 열린 집회에 대해 “법 테두리 내에서 의견을 개진하는 것은 얼마든지 존중할 수 있다”며 “다만 의사단체가 해당 집회에 제약회사 직원을 동원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만약 사실이라면 이는 의약품 거래를 빌미로 부당한 행위를 강요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는 이를 철저히 규명하고 위반사항이 확인되면 법에 따라 관련자들에게 합당한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3일 기준 의대생 휴학 신청은 전체 의대 재학생 수의 28.7%인 5387명으로 집계됐다. 다만, 현재까지 동맹휴학에 대한 허가는 한 건도 없다.
한편, 정부는 이날부터 수도권, 충청권, 전라권, 경상권 등 4개 권역에 ‘긴급대응 응급의료상황실’을 운영한다. 상황실은 응급환자를 적정 의료기관으로 연계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예정이다. 전공의 집단행동에도 현재까지 응급의료현장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상급종합병원의 중등증 이하 환자는 종합병원으로 전원 됐으며, 응급실 내원 경증환자는 30%가량 감소했다.
한편, 중대본은 이주부터 ‘의료개혁특별위원회 준비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기로 했다. 의료개혁특위는 의료개혁 과제 중 구조적 제도 개선이 필요한 중장기 과제를 논의하는 대통령 직속 기구다. 박 차관은 “의료개혁특위는 대통령 직속 위원회이므로 구성에 시간이 걸리는 점을 고려해 준비 TF를 우선 설치하고 의료개혁 과제를 속도감 있게 논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