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아침에 매출 수천억 원대 회사가 될 순 없습니다. 그러나 언제라도 수익성은 보장하는 회사가 되겠습니다.”
에스엘에스바이오가 본격적인 도약을 시작한다. 의약품 품질관리 인프라 경쟁력을 기반으로 신약 개발지원 서비스와 체외 진단기기 개발·판매 등으로 사업영역을 다각화, 안정적인 매출 구조를 쌓아 올렸다.
경기 수원시 영통구 에스엘에스바이오 본사에서 만난 이영태 대표이사는 “실적으로 이야기하겠다”라며 회사의 청사진에 자신감을 보였다. 2017년부터 에스엘에스바이오를 이끄는 그는 일라이릴리와 바이엘, 대웅제약 등 국내외 대형 제약사를 두루 거친 전문경영인이다.
핵심 캐시카우인 의약품 품질관리 사업은 추가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다. 에스엘에스바이오는 의약품과 의약외품, 동물의약품까지 종합 품질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시험 항목·품목에 대해 국내 최다 수준인 300여 건의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을 취득해 맞춤형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
현재 의약품 품질관리 포트폴리오는 합성의약품 중심이지만, 바이오의약품으로 확장할 준비를 마쳤다. 이미 고객사도 확보했다. mRNA 분석 장비 등의 선제 투자 덕분에 글로벌제약사의 러브콜을 받았다.
이 대표는 “아스트라제네카의 독감 백신 2종을 포함한 제품들을 우리가 맡는다. 올해 1월에 영국 리버풀 공장에 직접 가서 기술이전 절차를 밟았다”라면서 “한국화이자와도 mRNA 백신의 품질관리(QC)를 위한 기술이전을 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합성의약품에서 바이오의약품으로 포트폴리오를 넓히는 이유 사업성 때문이다. 백신이나 항체치료제, 세포치료제는 합성의약품 대비 10배 이상의 시험비를 받을 수 있다. 또한, 전 세계 의약품 시장이 합성의약품에서 바이오의약품으로 재편하면서 바이오의약품 품질관리 서비스 수요 역시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매출 성장세는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 대표는 “바이오의약품 품질관리가 궤도에 오르면 매출액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라면서 “특히 글로벌 블록버스터 항체치료제의 특허가 만료되면 바이오시밀러들이 출시되면서 고객사와 수량이 모두 증가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스엘에스바이오는 출발 시점부터 안정적인 수익에 초점을 맞췄다. 대형사가 손을 뻗지 못하는 틈새시장을 공략해 지나친 경쟁에서 오는 전력 손실을 예방하기로 한 것이다.
체외진단 분야에서 회사가 개발한 나노·바이오 융합기술 기반 다중진단(NTMD, Nano-bio Technology Multiplex Diagnostics) 플랫폼과 핵산측방유동(NALF, Nucleic Acid Lateral Flow) 플랫폼은 시험 비용과 검사 소요시간을 줄인 혁신 원천기술이다. 이를 바탕으로 △코로나19·독감 동시진단 △알러지 신속진단 △소 임신 조기진단 등의 진단제품을 개발했다. 이밖에 반려동물용 알러지 진단과 선진국에서 관심이 큰 치주질환 진단제품도 개발 중이다.
하반기에는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인플루엔자 A·B 바이러스를 동시에 검사할 수 있는 키트를 출시하고, 알러지 키트는 보험수가가 확대될 수 있도록 재정비해 내년 초 상용화할 예정이다. 소 임신 진단키트도 판매를 앞두고 있다.
이 대표는 “남들이 안 하지만 독점적인 위치에서 수익이 보장되는 키트를 찾아서 만들고 있다”라면서 “여전히 할 수 있는 분야가 많다”라고 말했다.
신사업인 신약 개발지원은 인허가 전략과 수립과 안정성 시험 등 임상시험계획(IND) 승인을 위한 전체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과정에서 유망한 바이오벤처에 지분투자도 진행, 간접적으로 신약 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에스엘에스바이오는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바탕으로 설비 투자에 나선다. 대규모 생물안전 3등급 연구시설(BL3)을 구축해 동물실험실을 강화할 예정이다. 2027년 입주를 목표로 내년 하반기 경기도 용인 신사옥을 착공한다. 이곳에 바이오벤처들이 모이는 에스엘에스바이오 캠퍼스를 조성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회사의 외형은 안정적으로 성장해 2022년 처음 연매출 100억 원을 넘었다. 지난해는 신약 개발 시장의 위축과 상장 비용 발생 등으로 전년 대비 역성장했지만, 올해 바로 만회한단 계획이다.
이 대표는 “아스트라제네카 등 글로벌 고객사의 영향으로 의약품 품질관리 사업은 110억~120억 원까지 매출이 늘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보수적으로 잡아도 연매출 130억 원은 가능하다”라면서 “영업이익률은 30%를 넘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매출 1000억 원 달성 시점의 기대 영업이익은 300억~400억 원에 이른다. 이 대표는 회사의 이익을 주주들과 나누기 위해 지속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계획하고 있다. 올해는 주당 50원의 현금배당을 한다.
그는 “저희는 은행 부채가 하나도 없다. 매출 규모가 커지는 것보단 내실이 중요하다”라면서 “바이오업계에도 건실한 회사가 자리 잡을 수 있단 사실을 증명하겠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