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에 건전성 관리까지…“올해도 쉽지 않아”
지난해 카드사의 연체율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와 경기침체 등에 따라 카드사들의 건전성 관리 부담은 올해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5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전업 카드사 8곳(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BC카드)의 평균 연체율은 1.63%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1.20%) 대비 0.43%포인트(p) 늘어난 수준이다.
카드사별로 살펴보면 우리카드 연체율이 가장 높았다. 우리카드의 지난해 말 기준 연체율은 2.00%에 달해 전년(1.65%) 대비 0.35%p 늘었다. 8개 카드사 중 유일하게 2%대를 기록했다.
이어 △하나카드(1.99%) △KB국민카드(1.86%) △롯데카드(1.80%) △신한카드(1.73%) △삼성카드(1.27%) △현대카드(0.97%) 순이었다. 이 중 현대카드를 제외하면 모든 카드사들의 연체율이 전년 대비 일제히 악화됐다.
현대카드와 롯데카드를 제외한 카드사들의 실적도 감소했다. 현대카드는 지난해 1분기 애플페이 도입 효과와 함께 신용판매 취급액 증가로 순이익 2651억 원을 달성했다. 전년(2540억 원) 대비 4.3% 증가한 수준이다.
롯데카드는 지난해 3672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년(2743억 원) 대비 증가했지만, 이는 자회사 매각에 따른 일회성 처분이익이 반영된 수치다. 자회사 매각 효과를 제외한 롯데카드의 순이익은 1691억 원으로 전년 대비 38.4% 감소했다.
반면, 업계 1위 신한카드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6206억 원으로 전년(6414억 원)보다 3.2% 하락했다. 같은 기간 삼성카드의 순이익도 1.6% 감소한 6069억 원을 기록했다. △KB국민카드(3512억 원) △하나카드(1704억 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순이익이 각각 8.3%, 10.5% 감소했다.
특히 우리카드의 순이익은 반토막이 났다. 우리카드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121억 원으로 전년(2048억 원) 대비 45.3% 떨어졌다.
문제는 올해도 실적과 연체율이 개선될 여지가 낮다는 점이다. 고금리로 인한 조달금리 상승과 경기침체에 따라 카드사들의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지난달 시행된 ‘대규모 신용사면’도 카드사의 건전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올해 금융시장 불확실성에 대비해 연체율 등 건전성 관리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며 “손실흡수능력 개선을 위해 대손충당금 적립과 유동성 관리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