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세상] AI시대 진화하는 ‘대화형 UX’

입력 2024-07-0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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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가 시작되면 많은 분들이 해외여행을 떠난다. 익숙한 생활에서 벗어나 다른 문화를 느끼고 아파트에서 벗어나 자연 친화적 건축물을 경험할 수 있다. 광고는 색다른 경험으로 힘들었던 과거를 잊으라며 최면을 건다. 휴대폰이나 신제품도 새로운 경험을 맛볼 수 있다며 홍보한다.

경험은 강력하지만 ‘경험(Experience)’이 ‘연계(Interface)’를 밀어 낼 줄은 몰랐다. 사용자가 조작하는 화면을 UI(User Interface)로 불렀지만 요즘은 UX(User eXperience)로 부른다. UI는 객관적이고 공학적이지만 UX는 주관적이고 감성적이다. 어휘는 사회의 약속이니 UX를 수용해야 하지만 ‘사용자 경험’으로 번역하면 여전히 어색하다. 출생의 비밀을 밝혀야 뜻을 알 수 있는 UX지만 이는 현대 문명의 핵심이다.

표준화된 HTML 도입으로 호환성 해결

대부분 UX는 HTML과 인터넷 브라우저로 구현된다. HTML은 화면을 기술하는 언어이다. 집의 설계도가 창문, 에어컨, 양변기, 수도꼭지, 싱크대를 지시하듯이 HTML도 문자, 그림, 그래프 등을 배치할 수 있다. 브라우저는 HTML로 쓰인 문서를 화면으로 보여주는 소프트웨어이다.

20년 전만 하더라도 HTML은 정적인 문자나 정적인 그림만을 표시할 수 있었다. 설계도대로 건축된 집에서는 상수도관에서 연결된 수도에서 물이 나오지만, 초기 HTML로 작성된 그래프는 실시간으로 값이 갱신되지 않았다. 한계를 극복한 당시 앱이나 홈페이지는 인기를 독차지 했다.

당시 역량 있는 소수의 전문가는 긴 미로 작업을 통해 한계를 극복했다. 소프트웨어 회사도 HTML의 한계를 극복하려 고유 기술을 넣어 인터넷 브라우저를 만들었다. 그중의 하나가 액티브X 기술인데 특정 브라우저에만 작동해 문제가 되었다. 외국 고객에게는 장애로 작용했던 우리나라 공인인증서가 대표적 예이다. 호환성 문제는 표준화된 HTML 도입으로 해결되었다. 또한 동적 기능 등 다양한 상호작용을 지원하는 새로운 버전의 HTML이 계속 나와 2014년에는 HTML5까지 발표되었다.

이후 10년이 흘렀지만, HTML6로 개선된다는 소식이 없었다. 찾아보니 하나씩 증가시키는 갱신 전략을 버리고 지금 게시된 HTML 규정이 유효한 규정이라는 전략으로 전환했다. 모호한 전략이지만 표면적으로 신기술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효과도 있다. 근본적으로는 HTML이 성숙단계에 진입하여 개선의 동력이 약하다고 판단된다.

UX는 직관적으로 그려진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는 인지공학의 원리가 적용된다. 한 화면에 들어가는 항목의 수나 전화번호 자릿수가 약 7개인 이유도 인간의 인지능력을 고려해서다. 특정 어휘 옆에 팝업 메뉴를 제공하는 것도 꼬리에 꼬리를 무는 방식으로 정보를 찾는 인지심리에 근거한다. HTML로 개발된 최근 홈페이지는 다양한 상호작용을 지원하므로 HTML이 인지심리 적용 측면에서 보면 성숙단계라는 추측은 수긍이 간다.

시각적 UX에서 청각·촉각 UX 지원해야

그러나 홈페이지를 벗어나 주위를 둘러보면 UX는 여전히 개선의 여지는 있다. 휴대폰을 손에 들고 자전거를 타는 모습에서 다중 작업에 유익한 UX를 질문하게 된다. 신형 자동차 핸들 옆에 설치된 모니터에서 전방 창과 모니터를 어떻게 동시 볼 수 있는지도 의문이다. 현실 세계와 모니터 속 정보를 융합하는 방법을 인지공학자는 찾지 못하고 있다.

이제 HTML이 시각적 UX에서 벗어나 청각이나 촉각 UX를 지원해야 할 듯하다. 자율주행 차의 자동화 수준이 높아지면 운전자는 창밖을 보지 않는다. 자율주행 AI가 책임지고 운전하다가 위급상황에서만 운전원을 깨운다. 이때 운전원은 짧은 순간에 눈을 떠 주변 상태를 파악하기 어렵다. 오히려 자율주행 AI가 문제를 몇 개의 단어로 알려 주는 UX가 든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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