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규제로 성장 정체, 글로벌 투자 위해 국내 지원 필요”
대기업 프랜차이즈 빵집의 골목상권 침해를 제한하는 '제과점업 상생협약'이 곧 만료된다. 10년간 이어진 협약이 연장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업계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내 사업에 한계가 생기자 베이커리들은 해외로 눈을 돌리며 돌파구를 찾는 모양새다.
2일 베이커리업계에 따르면 파리바게뜨·뚜레쥬르 등 대형 프랜차이즈와 대한제과협회가 맺은 제과점업 상생협약은 8월 6일 만료된다. 동반성장위원회, 대한제과협회와 협약을 맺은 기업들은 지난달 말부터 연장 여부를 논의 중이다. 대상 기업은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SPC, 뚜레쥬르 운영사 CJ푸드빌을 비롯해 롯데제과, 신세계푸드, 이랜드이츠, 홈플러스홀딩스 등이다.
제과점업 상생협약은 대기업 베이커리가 전년도 점포 수의 2% 이내로만 신규 출점하도록 한 규제다. 개인이 운영하는 빵집 500미터(m) 인근 출점도 할 수 없다. 2013년 제과점업이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지정돼 규제를 받기 시작했고, 2019년 만료됐지만, 상생협약으로 바뀌어 기간이 연장됐다.
이 때문에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의 국내 점포 수는 제자리걸음 수준이다. 파리바게뜨의 국내 매장 수는 2013년 3220개에서 지난해 3428개로, 10년간 6.4% 늘어나는 데 그쳤다. 뚜레쥬르도 규제를 받은 이듬해인 2014년 매장 1264개에서 지난해 1321개로 4.5% 증가했다. 대표 프랜차이즈 업종인 편의점들이 매년 1000개 이상 매장을 늘리는 것과 대조적이다.
업계에서는 이번에 또 한 번 규제가 연장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실무협의에서는 동네 빵집들의 자생력이 여전히 미흡하다는 데 의견이 모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규제 강도는 다소 완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업계에 따르면 출점 점포 수 제한은 전년 말 대비 2% 내에서 5%로 확대하고, 동네 빵집 반경 500m 출점 제한도 400m로 완화한다. 아울러 더본코리아의 빽다방빵연구소 등 신규 프랜차이즈가 규제 대상에 추가될 것으로 관측된다.
베이커리 업체들은 성장이 가로막힌 국내 대신 해외에서 전환점을 찾고 있다. 미국 등에서 점포 수를 공격적으로 늘리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최근 들어 해외 점포 수도 눈에 띄게 성장 중이다. SPC에 따르면 파리바게뜨의 해외 매장 수는 2021년 약 430개에서 올해 550개로 3년간 27.9% 급증했다. 뚜레쥬르의 해외 매장 수도 2021년 337, 2022년 368개, 지난해 443개로 꾸준히 성장곡선을 그리고 있다.
해외 사업이 이처럼 성장세지만 업계에서는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국내 사업이 더 안정화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베이커리 업계 관계자는 "프랜차이즈의 경우 점포 수 확장이 전제돼야 브랜드력 강화와 투자를 할 수 있다"며 "국내 성장이 정체되면 글로벌 투자도 어렵다. 해외 유수의 프랜차이즈 브랜드도 자국에서 탄탄한 브랜드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진출을 위한 투자와 확대를 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