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임시주총 참석 대상 주주에 발송
“비즈니스 밸류 높이기 위한 사업 재편”
두산에너빌리티가 사업구조 개편으로 확보한 1조 원 규모의 투자 여력을 원전 사업에 투입한다. 각국이 청정에너지 전력 공급원으로 원자력의 가치를 재조명하면서 원전 수주 사업에 박차를 가한다.
두산밥캣은 두산로보틱스와의 합병을 통해 인공지능(AI) 기술에 기반한 무인화·자동화에 속도를 낸다. 두산로보틱스는 두산밥캣의 비즈니스 인프라를 바탕으로 5년 내 매출 1조 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4일 두산에너빌리티, 두산밥캣, 두산로보틱스 등 3개사는 이 같은 내용의 주주서한을 대표이사 명의를 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임시주주총회 참석 대상 주주 명부를 확보하는 5일 서한 발송을 개시할 예정이다.
두산은 지난달 11일 그룹의 핵심 사업을 ‘클린에너지(Clean Energy)’, ‘스마트 머신(Smart Machine)’, ‘반도체 및 첨단소재(Advanced Materials)’ 등 3대 부문으로 정하고 계열사들을 사업 성격에 맞는 부문 아래 위치하도록 조정하기로 했다.
두산에너빌리티 자회사인 두산밥캣은 인적분할, 두산로보틱스와의 합병 및 포괄적 주식교환을 거쳐 두산로보틱스의 완전 자회사로 탈바꿈한다.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대표는 “체코 원전에 이어 폴란드,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영국 등의 신규 원전 수주도 기대되면서 향후 5년간 체코를 포함해 총 10기 내외의 수주를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소형모듈원전(SMR) 사업이 최근 AI를 위한 전력 수요의 대안으로 대두하면서 5년간 62기 수주 목표를 대폭 초과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현재 계획한 수주는 회사의 원자력 주기기 제작 용량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어서 향후 5년간 연 4기 이상의 대형 원전 제작 시설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연 20기 규모의 SMR 제작 시설을 확충하는 목표를 수립했다”며 “추가로 생기는 차입 여력과 확보되는 5000억 원의 현금 등 1조 원 수준의 신규 투자 여력이 발생하고, 이는 생산설비 증설에 신속히 투입할 수 있다”고 했다.
두산밥캣 분할을 포함한 이번 사업구조 개편을 마치면 두산에너빌리티는 △차입금 7000억 원 감소 △비영업용 자산 처분을 통한 현금 5000억 원 확보 등의 재무적 성과를 거두게 된다.
터빈 사업도 전망이 밝다. 박 두산에너빌리티 대표는 “스팀터빈은 원전 노형과 관계없이 접근 가능한 시장이므로 유럽, 북미, 중동 등 해외 사업 추진을 위해 웨스팅하우스 노형 등과도 협의할 예정이며 SMR 스팀터빈은 뉴스케일, 테라파워, 롤스로이스와도 사업을 논의하고 있다”며 “독자 개발한 가스터빈은 2038년까지 총 105기 수주가 가능할 것으로 추정하며, 수소터빈 사업은 선진 회사들보다 더 빠른 진행을 보인다”고 했다.
두산밥캣은 주력 사업영역인 건설, 조경, 농업, 물류 분야의 소형장비 사업에서 무인화 및 자동화 추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인공지능 기술에 기반을 둔 무인화ㆍ자동화 트렌드’가 이번 사업재편 추진의 배경이라는 설명이다.
스캇 박 두산밥캣 대표는 “향후 시장 주도권 확보에 필수 요소가 될 무인화ㆍ자동화를 위해 미래 기술개발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로보틱스 회사 인수, 합병도 추진하고 있다”며 “두산밥캣도 로보틱스 소프트웨어 스타트업들과의 기술적 협력을 추진해 오던 중 두산로보틱스와의 통합이 효과적 방안이라 판단했다”고 말했다.
류정훈 두산로보틱스 대표는 “두산밥캣과의 통합으로 시너지를 창출함으로써 사업 성장을 가속할 수 있을 것”이라며 “로봇의 최대 시장인 북미, 유럽 시장에서 압도적 네트워크와 비즈니스 인프라를 갖춘 두산밥캣과 통합하면 이 최대 시장에서 고객에 대한 접점이 현재보다 30배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로봇 판매의 최대 수요 기회가 예상되는 제조 물류 시장에서는 두산밥캣의 지게차와 즉시 공동 판매가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류 대표는 “양사 간 시너지 창출을 통해 두산로보틱스는 상장 시점에 제시한 3년 뒤 매출 목표 대비 50%의 추가 성장이 가능해지면서 5년 내 매출 1조 원 이상 회사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